KCGI, 반도건설 '경영참여' 선언 속 카카오 참여로 한진일가 경영권싸움 한층 복잡한 셈법
[월요신문=김기율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1%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사모펀드 KCGI에 이어 반도건설도 ‘경영 참여’를 선언하면서 총수 일가의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진 가운데, 카카오의 지분 참여가 한진그룹 경영권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 1%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매입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 측은 “대한한공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는 현재로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과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5일 ‘고객 가치 혁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플랫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제공해 나가기로 했다.
당시 양사의 협약에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조 회장은 “기존 방식을 탈피하고, 정보기술(IT),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4%다.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등으로 구성됐다. 단일 주주로는 KCGI 17.3%,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8.28%, 국민연금 4.11% 등이다.
조 회장(특수관계인 포함 22.45%)과 우군으로 분류된 델타항공의 지분을 더하면 32.45%다. 조 전 부사장과 연대 가능성이 나오는 KCGI, 반도건설의 지분합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양측 모두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한 만큼 카카오의 1% 지분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
다만 총수 일가의 관계가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은데다가 KCGI와 반도건설, 카카오 등의 입장도 최종 확정된 바 없어 경영권을 둘러싼 신경전은 주총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