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위한 경영진 개편…롯데호텔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낮출 듯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전경./사진=롯데호텔

[월요신문=이아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롯데는 ‘포스트 신격호’ 즉, 신동빈회장 체제 본격화에 돌입했다. 롯데그룹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는 유통분야침체 극복, 사업 다각화, 지배구조 완성 등 한 둘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신동빈 회장의 지배구조를 완성하는 롯데호텔 상장으로 꼽힌다.

롯데는 과거 지배구조가 복잡하다. 고 신 명예회장은 성격이 급해 돈이 필요하면 직접 돈을 내거나 현금이 있는 계열사를 통해 출자했다. 그러다 보니 계열사 간 지분 관계가 꼬였고 2014년 6월 순환출자 고리만 74만8963개에 달했다. 아들인 신 동빈 회장은 형제간의 경영권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고리를 2018년 4월 다 끊어냈다.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켰지만 신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는 완성되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현재 주요 계열사 지분을 대부분 보유 중이지만 롯데호텔의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에 속해 있다. 한국 롯데 지주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롯데호텔 상장이 필수적이다. 신 회장은 롯데호텔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 지분을 낮추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상장 이후에는 롯데호텔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떼어내 롯데지주로 가져와야 온전히 지주사 체제가 완성된다. 롯데가 롯데호텔 상장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 상장의 가장 큰 문제는 떨어진 기업가치다. 2016년 상장 추진 당시 롯데호텔은 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국정농단 수사로 상장이 중단된 데 이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롯데호텔 면세사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한 상황이다. 차입금 증가로 악화한 재무지표 개선과 실적 개선이 급선무다. 
  
롯데그룹은 증시입성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경영전략을 펴기 시작하고 최근 경영진을 전면 개편했다. 롯데호텔은 괌, 뉴욕, 시애틀 등 미국 호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해외 사업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에 돌입했다. 관세청이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특허권을 유지하기로 한 것도 롯데호텔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호텔에서 신임이 두터운 송용덕 부회장이 롯데 지주 대표이사로 이동시키고 그룹 재무 전문가인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 BU장을 맡겻다. 이번 인사는  롯데호텔의 상장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포석이라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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