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장관 안전관리 유의 요구 1주일도 지나지 않아 호반 건설현장서 근로자 추락사

인천 '검단 호반베르디움' 조감도./사진=호반산업

[월요신문=윤중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20대 일용직 근로자가 추락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연초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건설사에 현장 안전관리 책임을 강조한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생한 참사다. 호반산업의 건설 현장 안전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20분쯤 서구 원당동에서 호반산업이 짓는 '검단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 A씨(26)가 아파트 24층에서 3층 현관 구조물 위에 떨어져 숨졌다고 밝혔다.

A씨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고 직전 아파트 24층 외벽에 설치된 거푸집 해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파트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A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현장 관계자들은 거푸집 해체작업을 하면서 안전조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A씨가 추락한 경위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현장 사고사건은 정부에서도 특별 감독·관리대상으로 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반산업 건설현장에서 이같은 안전사고가 발생 호반산업이 정부시책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박선호 1차관은 잇따라 건설업계를 방문해 현장안전 관리에 대한 당부의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서해선 복선전철 제5공구 건설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현장 사망사고의 절반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하고, 그 중 절반은 추락사고가 원인"이라며 "공사기간 내 마무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달라"고 강조했다.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9일 건설안전 혁신위원회 회의에서 ”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제 현장에서 이행돼야 사고감소로 이어 진다"고 말하며 업계에 협조를 구했다.

국토교통부는 사망사고 다발 시공사는 수주가 어려워지도록 규정을 강화할 전망이다. 영업정지와 과징금 등 강력한 처분도 검토하고, 발주자, 기업 경영진 등 권한이 큰 주체들이 더 많은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안전혁신방안’을 2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14일 이재갑 장관의 주재로 열린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가 소홀해 반복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단계별로 본사를 포함한 특별감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당시 간담회에는 송종민 호반건설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한편 사고 소식을 접한 한 ‘검단 호반베르디움’ 입주 예정자는 “오늘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나도 그렇지만 입주 예정자들이 알면 상당히 찝찝해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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