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 주장한 바른의료연구소 주장 진실 아니라고 단정 못해
우루사 피로회복 효과 둘러싼 우루사 과장광고 논란 재점화 전망

사진=우루사 TV 광고 화면

[월요신문=윤중현 기자] 대웅제약 ‘우루사’의 간수치 개선 효과가 임상시험에서 입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부정하지 않는 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우루사의 피로회복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즉, 이번 판결은 우루사 TV 광고가 과장 광고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이는 우루사의 효능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우루사 간수치개선 논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원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의료단체 ‘바른의료연구소’의 우루사 과대광고 지적에 대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했다. 법원은 의료단체의 행위가 대웅제약의 명예를 침해하기 위한 사적 행위라기보다는 소비자 건강 등을 보호하기 위한 공적 목적을 가진 행위라고 판단했다.

바른의료연구소와 대웅제약의 갈등은 1년 여간 지속돼 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한 우루사 TV 광고에서 ‘우루사는 임상시험에서 간수치 개선과 피로회복 효과가 검증됐다’는 부분이 과장된 광고라고 판단, 지난해 2월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민원을 신청했다.

당시 식약처는 해당 광고가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다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는 같은 해 3월 감사원에 ‘대형 제약사의 거짓과장광고에 봐주기식으로 일관하는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직무유기’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바른의료연구소의 감사제보에 감사원은 지난해 6월 우루사 광고 중 ‘간수치 개선’ 부분과 관련해서는 향후 TV광고 등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됐음을 발표했다.

바른의료연구소는 “(감사원의 결정은) 우루사의 간기능 개선효과가 ‘임상시험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는 본 연구소의 주장을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즉 임상시험에서 우루사의 간기능 개선효과가 검증됐다는 광고는 사실과 다름을 감사원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대웅제약은 바른의료연구소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우루사의 간기능 개선 효과가 임상실험 등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내용’과 ‘우루사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효능·효과에 대한 식약처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로 유포하거나 홈페이지 및 SNS에 게시하지 못하게 하도록 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를 위반할 시 위반행위 1회당 1억 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는 “결국 대웅제약은 대형 제약사의 자본과 법률적 자원을 총동원해 공익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는 소수의 뜻있는 의사들의 단체인 본 연구소의 입을 막으려 한 것”이라며 “비록 소규모 임의단체에 불과하지만 본 연구소가 대형 제약사의 압박에 굴복하게 되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누구도 대응하지 못할 것이 자명했다”고 밝혔다.

가처분 소송 결과는 대웅제약의 패소였다.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대웅제약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우루사의 간기능 개선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바른의료연구소의 주장이 진실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바른의료연구소의 보도자료 배포 행위가 대웅제약의 명예를 침해하기 위한 사적 목적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소비자의 건강 등을 보호하기 위한 공적 목적을 가진 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바른의료연구소의 표현행위로 인해 대웅제약에게 중대하고 현저하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가처분으로 당장 바른의료연구소의 표현행위를 사전에 억제해야 할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재판부의 이번 결정은 공익을 위해서 이뤄지는 정당한 표현행위를 거대자본과 힘을 통해서 억누르려는 세력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웅제약은 재판부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확실히 검증된 사실만을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제약 산업 발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의료연구소는 지난 2017년 2월 13일 20여명의 젊은 의사들이 주축이 돼 창립한 단체다.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의료제도나 정책을 심층 분석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게 바른의료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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