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부실에 수익구조 악화로 인수후 시너지 효과 의문…노사문제 갈등까지 겹쳐 ‘첩천산중’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하나금융그룹(이하 하나금융)에 매각된 더케이손해보험(이하 더케이손보)이 재정건전성 악화로 부실 리스크가 증폭되면서 막바지에 이른 인수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험사의 주요 재정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급락해 하나금융의 자금지출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케이손보 노조와의 풀리지 않는 갈등요소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의 부실리스크로 인해 결국 인수를 취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보가 대규모 부실과 악화된 수익구조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부실리스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더케이손보를 품는 하나금융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더케이손보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직원의 관리 부실로 발생한 약 15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손실과 이에 따른 RBC비율 급락을 반영한 결과다.

부동산 PF는 금융회사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담보 없이 빌려주는 대출을 말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더케이손보는 지난 2017년 9월~2018년 11월 사이 취급한 부동산 PF 대출 4건에서 직원의 관리 부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가 발생해 24억원이 넘는 자산 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추가 손실을 합친 전체 손실 규모는 자기자본(지난해 9월 말 기준 1469억원)의 10%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신평은 더케이손보의 추가적인 재정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신평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기준 추정 당기순손실 규모를 감안할 때 올해도 RBC비율의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더케이손보의 RBC비율은 169.2%로 2018년 12월 말 193.7% 대비 크게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한꺼번에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을 가리킨다. 

한신평은 더케이손보가 자동차보험 부문에 편중된 수익구조와 고금리 장기보험 부문의 이차부담, 규모의 경제에 못 미치는 보험료 수익 등으로 수익구조 안정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손보업계 공통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추세에 있지만 더케이손보는 현재로써는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더케이손보가 수익성 악화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노사문제까지 중첩된 더케이손보 인수를 이대로 추진할 경우 자금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재고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다만 더케이손보가 대주주를 통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정건전성 등을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대주주가 자금 수혈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현재 더케이손보의 대주주는 교직원공제회로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지난 20일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교직원공제로부터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며, 인수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케이손보의 부실리스크와 노사문제 등으로 인해 인수작업이 삐걱거리며 난항을 겪고 있어 매끄럽게 인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전날 케이손보 노조는 교직원공제회에 직원들의 고용 안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 하나금융과의 대한 매각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케이손보 노조는 이날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나금융이 제시한 고용안정협의안 수용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으나 여전히 반대 입장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보 직원들의 고용안정문제가 하나금융과 교직원공제회 및 더케이손보 노조의 입장이 엇갈리며 삼파전으로 번지고 있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케이손보의 부실리스크 개선 가능성도 희미해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에 관해 “현재 내부적으로는 더케이손보 인수와 관련해 전달받은 다른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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