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비자금조성 의혹에 ’유령회사‘ 운영까지…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고객이탈 가능성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 (사진/프리드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월요신문=내미림 기자] 상조업계 선두주자로 보람상조와 더불어 업계 쌍벽을 이루는 프리드라이프의 브랜드 이미지가 박헌준 회장의 오너리스크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고객 이탈도 예상된다.

3일 관련 업계 및 방송 보도 등에 따르면 9년 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1년 동안 복역한 바 있는 박헌준 프리드라이프 회장은 이번에는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오너인 박 회장이 쇠고랑을 찼다가 풀려난 이후에도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회사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이런 오너리스크로 인해 회사는 고객들의 신뢰기반을 잃게 되는 위기로 몰리고 있다.

최근 프리드라이프에서 13년간 근무한 전직 임원 A씨는 프리드라이프가 자신의 이름으로 비자금 계좌를 운영했다며 경찰에 박 회장과 당시 고석봉 대표이사를 횡령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진정서를 냈다. 이사건과 관련, 최근 경찰은 박 회장 등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계좌 개설 과정서 회사 측이 해당 자금을 장례 지도사들의 복리후생비로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돈의 대부분은 모두 박 회장에게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8∼2011년 동안 해당 계좌를 거친 돈은 약 11억 원에 달하고 이 돈이 박 회장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비자금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는 금융감독원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300만원씩 소액으로 전달했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구체적인 입출금 내역을 경찰에 제출했고 비자금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 회장 등을 횡렴 혐의로 조사하고 있어 박 회장과 관련 임직원들이 법정 심판대에 설 수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사측은 A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프리드라이프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현대의전은 페이퍼컴퍼니가 아닌 자회사일 뿐이고 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박 회장은 회삿돈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전력이 있어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은 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조회사에 이미지에 먹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상조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잘 운용해 보다 많은 상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기본 업무인데 오너가 이 돈에 손을 댄다는 것은 고객들이 회사를 믿고 돈을 맡길 수 없다는 우려를 낳는다. 상조업계 관계자들은 이는 회사의 신용도를 떨어뜨려 영업에 큰 지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게된다고 입을 모은다. 

박 회장은 약 9년 전인 지난 2010년 10월 말, 횡령혐의로 구속 기소됐었다. 당시 박회장은  부당 계약, 수당·급여 허위 지급, 공사대금 과다계상, 협력업체 및 장례지도사 보증금 유용 등을 통해 회사 자금 13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박 회장은 결국 1년6개월간 징역살이를 했다.

프리드라이프는 이밖에도 ‘현대의전’이란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을 받고 있다. 프리드라이프 일부 전 임직원들은 현대의전이 ‘장례지도사들의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설립됐다고 주장했다. 퇴직금은 약 3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한 전직 직원은 “회사 입장서 금액이 상당하다 보니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라이프서 장례지도사로 일했던 한 직원은 “회원이나 상주 등에게 전화할 때 ‘프리드라이프 팀장’이라고 하지, ‘현대의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모든 건 프리드라이프였다”고 토로했다.

현대의전의 서류상 주소지가 프리드라이프 교육원이라는 점도 수상했다. 현대의전은 경기도 파주시 소재의 장례업체다. 현대의전의 법인 및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15년 10월 설립됐다. 자본금은 5억원으로 출발했다. 현대의전 부지나 건물은 모두 프리드라이프 소유의 부동산이었다.

프리드라이프 관계자는 월요신문과의 취재에서 "현대의전은 영업위탁사업주이며 프리드라이프의 자회사 이다. 현재 8명의 임직원이 근무중이고 프리드라이프의 의전을 위한 계열사다"라고 해명했다.  페이퍼컴퍼니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