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바로투자증권 인수…토스는 증권사 설립인가 절차진행
핀테크 활용한 새 서비스로 금융시장에 '메기효과'의 판도변화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독주체제’를 이어가던 카카오와 그에 맞설 라이벌로 급부상한 토스가 증권업과 신용카드업 진출에 탄력을 받으며 몸집불리기에 나서 금융권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의 등장으로 은행권의 판도를 뒤흔든 데 이어, 증권업과 신용카드까지 진출해 금융권 전반을 뒤흔드는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5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승인하고 곧바로 토스의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와 바로투자증권은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빠르게 후속절차를 밟고 사명을 ‘카카오증권’으로 변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2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증권업 인가를 승인했다. 토스 측은 그간 증권업 예비인가 절차가 8개월이 넘도록 연기되며 증권업 진출 여부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금융당국의 빠른 인가 절차 착수로 토스증권 실현이 가까워진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들 기업이 핀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빠른 인가 작업에 착수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와 토스는 신규 핀테크 증권사로서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메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출범을 앞둔 카카오증권과 기대감이 커진 토스증권의 등장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업계의 판도를 다시 쓸 것이란 김장감과, 증권업은 인터넷은행 및 간편결제 등과 달리 자유 경쟁 체제라 카카오라고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와 토스는 기존 자사의 금융 플랫폼을 활용해 은행·송금·증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에 이르는 강력한 B2C(소비자거래) 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전망이다. 단, 구체적인 플랜인 인수과정 이후 진행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통한 예·적금, 대출에서 카카오페이가 할 수 있는 송금, 결제 등을 넘어 투자의 단계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이라며 “인수 확정 이후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가동될 것”이라 전했다.

토스 측은 지점 없는 모바일전용 증권사 설립을 계획하고 쉽고 빠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증권사의 주식 거래 시스템이 대량매매 위주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어 어려움이 따랐다면 토스가 선보일 증권사는 소액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 카카오와 토스측은 증권업 진출뿐 아니라 각각 신용카드를 출시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카드업계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체크·선불카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토스가 보유하고 있는 1,000만명 이상의 고객 데이터와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바탕으로 신용카드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각각 늦어도 상반기 내에 신용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토스는 하나카드와 손잡고 상품 설계를 마치고 신규 신용카드 출시를 위한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마쳐지면 토스 측과 협의하에 준비를 거친 뒤 늦어도 상반기 안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기존 카드사에서 선보였던 제휴카드 형식이 아닌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형태로 선보일 예정으로 토스 고객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PLCC는 흔히 특정 가맹점의 혜택을 강조한 기존 신용카드와는 다른 개념으로 카드사와 제휴 기업이 함께 상품 비용을 부담하고 수익도 공유하는 카드다. 기존 가맹점 제휴보다 더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또한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늦어도 정확한 출시시기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늦어도 상반기 내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시기에 신용카드를 선보이는 토스와의 경쟁을 의식하냐는 질문에는 “토스 측이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사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며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고 토스는 아직 인가 단계인 만큼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이미 비대면 채널증가와 AI의 등장으로 금융의 흐름이 바뀌면서 기존 금융권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와 토스가 금융권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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