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방송 앞두고 결제 테스트...현대홈쇼핑 실수로 결제시스템 오픈

마스크 품절 사태로 논란이 된 현대홈쇼핑 전경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월요신문=내미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며 마스크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새벽 시간대에 마스크 판매방송을 편성했다가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방송을 앞두고 결제 등을 테스트 하는 과정에서 결제 경로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돼 방송 전에 구매가 일어난 것. 이를 인지한 현대홈쇼핑이 뒤늦게 결제 경로를 닫았지만,  1분만에 방송을 접어야 했다. 방송을 앞두고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인데 이를 두고 이미 품절 된 마스크를 '매진'으로 둔갑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어렵게 물량을 확보한 마스크 세트를 판매하기 위해 이날 새벽 4시에 에 동국제약 KF94마스크 60매를 3만9900원에 판매하는 TV홈쇼핑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이날 현대홈쇼핑이 준비한 마스크 물량은 1세트에 60개가 들어있는 230세트(총 1만3800개)였다. 새벽 시간대임에도 최근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을 빚고 있던 터라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렸다.
현대홈쇼핑의 마스크 판매 게시물. /사진=현대홈쇼핑 웹사이트 캡처
 
현대홈쇼핑은 방송 직전 상품의 결제나 배송 등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 테스트를 했던 기존의 절차에 따라 이날 오전 3시30분께 테스트에 들어갔다. 문제는 내부적으로 테스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품 결제 경로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노출 되면서 현대홈쇼핑이 제품 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판매 및 결제가 이뤄졌다.
 
뒤늦게 사실을 안 현대홈쇼핑은 결제창을 닫고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그 사이 제품 결제가 이뤄져 실제 방송이 시작한 오전 4시에는 매우 적은 물량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송이 시작된지 1분여 만에 완판이 돼 방송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고객 불만이 급증하면서 현대H몰 홈페이지에 관련 컴플레인이 6000여개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한 소비자가 홈쇼핑 상담원의 말을 빌려 준비된 수량이 총 170세트(대형 100세트, 소형 70세트)에 불과했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는 상황. 다만 현대백화점 측은 총 230세트(1만3800개) 판매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현대홈쇼핑 측이 고의로 소비자 항의글을 삭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소비자는 “댓글 삭제하지 말고 해명하라. (현대H몰에서 관련)상품을 내리고 검색도 안 되게 해놨다”고 전하며 이어 "앞으로 불매할 거지만 이번 사태는 어떻게든 꼭 마무리 지으라”고 지적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사전 공지 없이 진행한 방송인데도 워낙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대기 고객들이 많다보니 새벽부터 해프닝이 있었다”라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해당 상품의 결제 경로가 어떻게 공개가 됐는지 진상조사를 하는 한편, 관련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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