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턴시리즈의 경우 회수율 낮은데다 횡령의혹으로 투자금 몽땅 날릴 수도
라임측 “TRS구조에 따라 달라…손실 비율 단정은 혼란과 불안 가중시켜"

라임자산운용 원종준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라임자산운용은 전날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회수율이 최소 50%에서 최대 77%에 이를 것이며 개인투자자의 원금 손실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투자자들은 “투자금 중 일부가 횡령으로 증발되거나 손실처리 되면 결국 전액에 가까운 손실을 입게된다”며 사기판매를 주장하고 나섰다.

10일 라임자산운용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환매가 중단된 라임의 모펀드 ‘플루토 FI D-1 1호(9373억)’의 회수율을 최소 50%~65% ‘테티스2호(2424억)’의 회수율을 최소 58%~77%로 전망했다. 손실률이 최소 33%~최대 48%에 이르는 셈이다. 

문제는 이 마저도 투자금 횡령과 상각(손실처리) 및 TRS거래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회수할 수 있는 투자금이 제로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라임자산 측은 원금 전액 손실 우려를 부인했으나 투자자들은 원금이 상당부분 손실을 입게 된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23%~42%의 손실률이 예상되는 ‘테티스 2호’에 편입돼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새턴시리즈의 경우도 상당부분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이들 상품에 대한 실사 과정에서 횡령이 의심되는 정황을 다수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부동산 개발과 장외기업 사채에 투자된 자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특히 ‘플루토 FI D-1 1호’에 자금 추적이 불투명해진 부실자산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플루토 FI D-1 1호’의 경우 펀드 자금 중 상당부분이 비상장 회사인 메트로폴리탄의 부동산 금융으로 흘러들어갔다. 이 가운데 80%에 달하는 2000억원 가량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메트로폴리탄은 국내에서 부동산 개발을 추진했으나 차질이 발생하면서 해당 자금이 코스닥 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투자했던 부실 CB를 되사준 전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차명계좌 등으로 돈이 흘러가 횡령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종필 전 부사장을 중심으로 유용 및 횡령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문제는 라임 새턴시리즈 등이 플루토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연쇄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라임 펀드는 통상 모(母)-자(子)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모(母)펀드에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편입하고 있는 자(子)펀드도 편입된 규모에 따라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라임 새턴 7호에는 ‘플루토-F1 전문사모 D-1호’의 자금이 10.40%가량 투자됐다. 문제는 새턴시리즈에 편입된 자산 중 손해가 불가피한 자산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플루토-F1 전문사모 D-1호’에는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자산이 대거 편입돼 있어 추가적인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횡령으로 자금이 증발한 메트로폴리탄 외에도 제이제이씨홀딩스 등 비상장 기업의 사모사채 투자금 800억원도 만기에 돈을 받지 못해 상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새턴시리즈에는 제이제이씨홀딩스의 사모사채에 56%가 투자됐다. 절반을 넘는 핵심 투자처인 제이제이씨에 차질이 발생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 사실상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해당 새턴시리즈의 경우 TRS거래가 120%에 이르기 때문에 그나마 회수 가능한 투자금마저 기업에서 회수하면 개인투자자들은 TRS계약 구조에 따라 원금의 상당부분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총수익스왑(TRS: Total Return Swap)거래는 증권사가 운용사를 대신해 주식, 채권, 메자닌 등의 자산을 매입하고 운용사에게 수수료를 받는 계약을 말한다. 이때 증권사는 펀드자산을 담보로 운용사에 대출금을 제공하는데 만일 TRS계약이 된 펀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계약상 TRS 서비스를 제공한 증권사가 펀드의 1순위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TRS가 편입된 펀드라면 증권사의 TRS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받게 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원금을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는 모 펀드 기준 회수율인데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률은 자 펀드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자 펀드는 증권사들의 TRS자금이 투자된 펀드를 말하는데 이 상품에서 개인투자자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상환·환매 중단된 펀드 총 1조6000억원 가운데 직접투자금액은 약 9300억원, 증권사 TRS를 통해 레버리지로 투자된 금액은 약 6700억원이다. 이 중 TRS 투자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5000억원), KB증권(1000억원), 한국투자증권(700억원) 등이다.

이밖에도 자펀드별로 라임 모펀드 투자 비중이 높을 경우 손실률이 높고, 국공채펀드 등에 타펀드 투자 비중이 크면 손실률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임펀드의 경우 자펀드 단에서 국공채펀드에 50%, 라임 모펀드에 50%를 편입하는 구조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현재 환매 중단된 펀드 1조6000억원 중 50%가 손실확정이라고 봤을 때 8000억원이 남는다. 그중 1순위 채권자인 증권사 자금 6700억원을 제하면, 개인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얼마나 되겠느냐”라며 “TRS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려운 계약이다. 개인투자자는 TRS계약에 대해 잘 모르고 투자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 투자자 사이에서는 라임사태가 확산되면서 “TRS거래로 우리는 한 푼도 못 건진다는 데요”라며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라임 측은 “TRS거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펀드에 영향을 미치는 TRS는 레버리지의 형태로 활용된 경우를 말하며, 이번에 실사 결과가 나온 본건 펀드(모(母)펀드)에서는 레버리지 목적의 TRS는 활용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TRS 계약과 관련한 환매 연기 펀드의 손실 비율을 단정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투자자 여러분께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킬 뿐 개별 펀드의 상황에 대해서는 판매사를 통해 따로 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판매사들은 16개의 판매사들과 연대해 공동대응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 판매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라임 사태에 대한 대응책은 마련하고 있으나 실사결과를 앞둔 상황에서 발표하기란 시기상조다”라고 일축했다. 금융당국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신중한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투자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원금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실사결과에 따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에서 실시한 라임자산에 대한 실사결과는 14일 발표된다. 단, 판매사들에까지 전달되어 발표되는 시기까지는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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