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아파트사업서 참여 민간건설사 수익 독차지…일부 건설사 수익 83% 가져가
LH가 높은 분양가 책정서 제역할 못한 탓…입주자 부담만 늘어 'LH 공기업 맞아'

LH가 민간건설사 참여 공공아파트사업에서 민간건설사에 과다한 수익을 배분해, 입주자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분양을 앞두고 있는 '과천제이드자이' 아파트 조감도

[월요신문=윤소희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성과 공익성에 충실해야 할 공기업의 역할을 망각하고 수익에 너무 치중한 탓인지 입주자에게 큰부담을 지우면서 민간건설업체에게는 폭리를 안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H를 비롯한 경기도시공사 등 주택건설 공기업들이 민간건설사의 참여아래 시행하는  공공아파트사업에서 민간건설사들에 과도한 수익을 챙기도록 방치한 때문에 입주민들은 너무 높은 분양가 부담으로 신음하고 있으나 LH는 이런 실태를 공개, 개선대책을 마련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최근 LH는 10년이 된 공공임대주택을 분양전환 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책정할 속셈아래 입주민들을 속이고 분양가평가업체를 선정해 산정작업 강행하는 바람에 앞으로 분양가격이 대폭 오를 것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 문제만 하더라도 LH가 입주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해야 하는데도 입주자들의 부담은 감안치 않고 일방적인 분양가 책정에 나서 과연 LH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통한 서민주거안정을 기하는 공공기관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주택건설업계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LH가 지난 2014년부터 민간 건설사와 함께 공공아파트 분양 사업을 진행하면서 민간건설사들이 과다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분양 아파트 40곳 중 26개 사업장에서 LH보다 민간 건설사의 수익 비중이 더 높았다. 참여 건설사는 공동 사업시행자 지위를 갖고, 분양 수익도 비율에 따라 배분받는다. 민간참여 공공분양사업은 LH가 토지를 조달하고, 민간 건설사가 분양‧건설을 담당하는 구조다.

민간건설사들은 이 과정에서 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으나 LH는 분양가 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분양가를 최대한 낮추어 입주자 부담을 덜어주는 공익적 목표를 실현하는 소홀히 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고있다.

사업수익의 배분구조의 왜곡이 이를 잘 말해준다. 즉 민간건설사들이 높은 분양가를 책정에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민간건설사들이 수익을 독차지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LH가 지난 2014~2019년까지 5년간 진행해온 민간참여공공분양 사업장은 총 40곳, 3만 9000여 세대인데 이 중 28개 사업장에서 아파트분양이 끝났고 과천지식정보타운(GS건설, 과천 제이드자이) 등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정동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민간참여공공분양 현황을 보면 40개 사업장 중 민간 건설사 수익 비중이 51% 이상으로 LH보다 많은 것은 모두 26개소에 달했다.

(자료=정동영 의원실)

민간건설사가 수익의 83%를 가져간 사례도 있어 충격적이다. 삼호와 우미건설이 시행한 강원도 양양물치강선 2블록 사업의 경우 두 건설사가 전체 수익의 83%를 가져갔고, LH 몫은 17%에 불과했다. LH는 민간건설사에 퍼주기를 했고 이런 폭리가 분양가에 전가돼 입주자들의 허리가 휘였다는 점에서 공기업 LH의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민간건설사가 톡톡히 재미를 본 사업장은 이 말고도 적지 않다. 대전효자1블록(계룡건설, 대우건설, 태영건설)의 민간건설사 수익배분율은 79%에 달했고 논산 내동2 C1블록(GS건설, 현대건설)과 목포용해2 1블록(새천년종합건설)는 각각 74%를 기록했다. 대구옥포 A3블록(서한) 역시 71%에 이르는 높은 수익배분율을 보였다.

LH가 민간건설사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사업장은 10개, 전체의 25%에 불과했다. 엄연히 공공기관이 공적 자금을 들여 시행하는 공공분양 사업이고 보면 공기업인 LH가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 공익적 기능수행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인데도 거꾸로 민간건설사 배를 불리는 비정상 수익배분구조를 보였다.

민간 건설사가 시행자로 참여하면서 자연 수익의 크기에 직결되는 분양가 책정을 두고 LH와 시공사가 늘상 이견을 보여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민간건설사 뜻대로 분양가가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하는 과천 제이드자이(GS건설)의 경우, 당초 지난해 상반기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분양가를 두고 GS건설과 LH가 막판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자연 GS건설로서는 분양가를 높게 책정해야 보다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아파트 분양가를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공기업 입장에서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자가 장기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과천 제이드자이는 이번달 중 분양할 예정인데 분양가가 얼마에 이를지가 관심이다.

입주자들 입장에서 LH가 민간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다지만 공익적 사업을 진행하면서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LH는 각 사업지별 구체적인 수익 금액을 요청하자 "민간 기업의 영업 이익과 직결된 문제"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LH가 민간건설사와 짜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폭리를 취해온 실상이 드러나는 것을 극도러 꺼린 나머지 분양가 산정이나 수익금액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원가공개를 할 것을 줄곧 촉구한 바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인터넷매채 오마이뉴스의 코멘트 요청에 "공기업은 공공택지를 싸게 공급해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민간 건설사를 끌어들여 수익 놀음을 하고 있다"며 "공기업 설립 목적의 근간을 흔드는 이 사업은 즉각 폐기하고, 지금까지 사업 수익이 재벌 건설사에게 얼마나 돌아갔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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