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조현아 제안은 “투기자본과 조 전 부사장의 탐욕이 빚어낸 산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 제공

[월요신문=김기율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그룹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사장이 반격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음달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을 사내이사에서 끌어내리고 ‘전문경영인’을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대한항공 노조는 ‘낙하산 허수아비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조 전 부사장측이 내세운 인물들은 항공산업을 모를뿐더러 3자연합의 꼭두각시라는 주장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14일 성명을 통해 “조 전 부사장 측의 주주제안은 한진칼을 장악해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차지하고 마음대로 휘두르고 사리사욕을 채우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운 인물은 항공산업의 기본도 모르는 문외한이거나 그들 3자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조 전 부사장의 수족들로 이뤄져 있다”며 “이들이 장악하는 회사가 과연 무한경쟁의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KCGI는 당장에 돈 안 되는 노선을 정리해 주가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고, 반도건설 역시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의 자산을 헐값에 이용해 자기 배만 불리겠다는 의도”라며 “3자 동맹은 허울 좋은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회사를 부실하게 만들고 자신들의 배만 채우려는 투기자본과 조 전 부사장의 탐욕의 결합”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대한항공 2만 노동자들은 지난 2년 주주들의 걱정과 국민들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 노조와 회사, 노동자와 관리자, 하청과 원청기업이 서로 소통하고 상생하는 기업문화를 차곡차곡 다시 구축하고 있다”면서 “손쉽게 이득을 얻으려는 자본의 이합집산이 멀쩡한 회사를 망치도록 하지 않으려는 노조의 의지를 지지하고 응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3자연합은 전날 한진칼에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항항공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를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보냈다. 

또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의 확립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 주주 권익 보호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제안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량 강화를 위한 사외이사 중심의 추가 위원회 신설, 전자투표제 도입 등이 주된 내용이다.

3자연합 측은 “3자 공동 합의를 통해 이사 후보를 선정했고, 후보자의 경영능력과 도덕성을 면밀히 검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그룹은 3자연합의 주주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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