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중단된 두 펀드는 수익률 ‘반토막’…“환매대금은 안분방식으로 지급”

라임자산운용 원종준대표가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지난 10월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사태의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라임 ‘AI스타’ 시리즈에서 전액손실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특히, 실사결과에 따라 반전을 기다렸던 투자자들은 ‘전액손실’로 패닉에 빠지면서 “사기판매로 인한 계약취소만이 살길”이라며 손배소송을 위해 연대를 이루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 라임자산운용이 발표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에 따르면 TRS(총수익스왑)계약이 이뤄진 펀드 중 ▲라임 AI스타 1.5Y 1호 ▲라임 AI 스타 1.5Y 2호 ▲라임 AI 스타 1.5Y 3호에서 (母)펀드 기준가격 조정에 따라 전액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앞서 환매가 중단된 ‘라임 플루토 FI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D-1호’의 수익률은 50%~68%로 예상되며, ‘라임테티스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2호’의 예상 수익률은 58%~79%로 거의 반토박이 났다. 저조한 수익률이지만 전액손실이 난 AI스타 시리즈보단 형편이 낫다.

앞서 환매 중단된 두 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건진 반면 엉뚱한 ‘AI스타’ 시리즈에서 전액손실이 발생한 까닭은 AI시리즈의 TRS를 레버리지 비율이 100%에 달했기 때문이다. 

라임 펀드는 통상 모(母)-자(子)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모(母)펀드에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편입하고 있는 자(子)펀드도 편입된 규모에 따라 손실을 입게 된다. 여기에 AI스타 시리즈처럼 TRS를 사용한 자(子)펀드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만큼 손실률이 증대돼 기준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액손실이라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TRS: Total Return Swap’거래는 증권사가 운용사를 대신해 주식, 채권, 메자닌 등의 자산을 매입하고 운용사에게 수수료를 받는 계약을 말한다. 이때 증권사는 펀드자산을 담보로 운용사에 대출금을 제공하는데 만일 TRS계약이 된 펀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는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TRS계약상 증권사가 1순위 채권자가 되기 때문에 TRS로 자금을 회수하고 나면 마이너스에 이르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라임 측은 AI스타 시리즈의 전액손실에 대해 “TRS 사용 여부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데 , 증거금보다 편입자산의 가치가 더 하락해 현재로서는 고객의 펀드 납입자금이 전액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1~4차에 걸친 위험관리위원회를 통한 환매 일정 논의 결과 “환매 대금 지급 방식을 환매 청구 여부 또는 환매 청구시기에 관계없이 수익자의 보유지분에 따라 지급하는 안분배분방식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분계산은 투자한 금액의 비율대로 배상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라임측은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당사는 내부 의견뿐만 아니라 다수의 법무법인 의견도 수차례 받아서 검토했다”고 해명했으나 안분 방식으로 환매대금을 배분한다 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개 판매사를 통해 판매된 만큼 투자자와 투자범위가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라임 측은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만기 스케쥴과는 별도로 구체적인 상환계획을 3월말 전에 작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르면 3월 구체적인 상환계획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라임 측은 “상환계획은 당사의 이사회 결의 및 판매사와의 논의과정을 거친 뒤 펀드 수익자에게 안내하며 정기적으로 상환계획 진행 경과를 펀드 수익자에게 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투자처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의 ‘폰지사기’로 투자금이 동결된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IIG 펀드를 포함한 여러 펀드의 수익증권을 싱가포르 회사에 매각하기로 하고, 5억달러의 ‘약속어음’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약속어음’이 원금삭감이 이뤄지는 조건이 있어 1억달러의 원금삭감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즉, 라임측이 투자처인 IIG의 폰지사기로인해 1억달러만큼의 원금을 삭감 당해 결국 무역금융펀드의 손실이 확정된 셈이다.

라임 측은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월말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때 다시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라임자산의 실사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냐는 의혹에 대해선 “환매중단 사태는 사회적으로 파장 이 큰 파장을 몰고 온 만큼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어 삼일회계법인이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유리하게 회계실사를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라임 측은 “현재 모든 임직원들은 투자자산의 최대한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며 저희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 금융업계 및 관계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액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투자자들은 “사기판매로 인한 계약취소만이 살길”이라며 법정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은 피해자모임을 만들어 연대를 이루고 있으며 향후 공동대응을 통한 손배소송 등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전액손실이 발생한 ‘AI스타’ 시리즈는 KB증권 등을 통해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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