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소속 금융경영연구소 “세계적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과 유학생 보호관리방안, 요양병원 및 간병인 전수조사방안 등을 브리핑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은경 기자] 하나은행(은행장 지성규)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 www.hanaif.re.kr)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내수 위축으로 유통업·호텔업·항공업·화장품업 등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며,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으로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생산 비중이 높은 섬유·가죽 신발·전자·광학기기·기계·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 코로나 19가 세계적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는 한국의 경우 중국과의 높은 경제적·지리적 연결성으로 산업 전반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관광객 축소와 외출자제 등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여행 ·숙박·면세·항공·화장품 산업의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중단으로 전자기기, 운송장비, 기계, 화학 등의 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영준 산업분석팀장은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중국 의존도가 30%를 상회한다”며 “신종 코로나 확산은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의 경로로 한국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유통업·항공업·호텔업·화장품 등 소비재 산업의 직접적인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이라며 “최근 면세점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 역시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수) 중 2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감편으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감소와 중국 노선 이외의 여행 자제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호텔업 역시 외국인 숙박객의 급감과 단체 활동에 대한 거부감으로 각종 행사 및 모임이 추취소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객실 매출과 중국인 숙박 비중이 높은 3성급 호텔의 타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며, 5성급 호텔의 경우 부대시설 매출 감소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성이 높은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을 적극 추진해온 화장품 업체도 긴장상태다. 신종 코로나 최대 감염지대인 우한시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바이러스가 중국, 상해 등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매장 영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인 및 외국인 여행자 감소에 따른 면세점 채널 및 로드샵 매장의 판매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연구소는 제조업의 경우 현재까지는 중국 생산 공장이 휴무에 들어가면서 부품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 산업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인 충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도 중국 내 공장 가동 재개 움직임과 완성차 재고로 인해 공장 휴업의 실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및 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의 수입수요도 위축될 수 있으므로 전자기기, 기계, 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하여 기업들은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 확보,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