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려면 ‘제논 호르몬’ 해독은 필수

- 소아 비만 방치, 성장 지연으로 이어져…
- 인스턴트식품 섭취↓, 아연이 풍부한 음식 섭취↑

 

뚱뚱한 아이일지라도 살이 결국에는 키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절대로 가져서는 안 될 믿음이다. 뚱뚱한 사람이 오히려 키가 더 잘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살이 찐 아이들이 처음에는 커 보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키 크는 속도가 떨어져 나중에는 친구들보다 작은 키를 갖게 된다.

사람마다 키 크는 속도가 전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출생 후 1년까지는 약 25cm가 자라고, 2년째에는 12cm, 5세까지는 1년에 7cm, 사춘기 직전인 12~13세까지는 매년 5~6cm씩 자란다. 그러나 성장장애가 생기면 전 연령에 걸쳐 1년에 4~5cm이하로 자라 같은 연령대 아이들보다 10cm이상 키가 작아지게 된다.
성장장애 원인은 크게 질환에 의한 경우와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질환에 의한 성장장애는 흔히 만성질환과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질환에 의한 성장장애는 흔히 만성질환이 있을 때 가장 많이 나타나고,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의 성장장애는 스트레스. 비만, 수면부족, 의욕부진, 알레르기 체질, 나쁜 체형, 평발, 휜다리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이 중 요즘 어이들이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분한 영양섭취는 키 성장의 필수 요건이지만 과하게 섭취하여 비만이 되면 성장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뚱뚱하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왜 뚱뚱해지면 키가 잘 자라지 않는 걸까? 피하지방이 쌓이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 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 호르몬은 성장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면 남아의 경우 변성기가 오고 음모가 자라며, 여아는 월경이 시작되고, 가슴이 커진다. 그와 동시에 성장판도 닫히게 되어 성장이 멈춘다. 즉, 성호르몬의 분비가 빨리 나타나면 나타날수록 성장이 빨리 멈춘다는 것이다.

뚱뚱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는 키가 컸다가 중학교에 올라가면 또래 친구들과 비슷해지고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친구들에게 추월당하는 이유는 비만으로 성호르몬이 과하게 분비되어 성징이 빨리 나타나면서 급속히 성장이 멈추기 때문이다. 여아를 둔 부모들이 자녀들의 초경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만이더라도 정상체중이 되면 성호르몬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초경이 빨리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

야채와 식이섬유가 많이 든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 음식들은 체중 증가를 막고, ‘제논 호르몬’을 해독하기 때문이다. 제논 호르몬이란, 일종의 환경 호르몬으로 인체 내에서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함으로써 호르몬의 균형을 틀어지게 해 초경이 빨리 오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제논 호르몬은 플라스틱, 산업폐기물, 자동차 배기가스, 육류, 카펫, 농약, 비누 등에 있다. 따라서 초경이 빨리 오는 것을 막으려면 산업화된 환경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제논 호르몬을 해독해주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논 호르몬이 함유된 음식의 대표는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된 야채를 꼽을 수 있으며, 인스턴트 음식은 가능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식품에는 성장호르몬을 억제시키는 트랜스 지방이 다량 함유돼 있어 살찌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여성호르몬 분비량을 억제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정제된 설탕이 많이 든 음식도 성장을 방해하는 것 중 하나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된 후 간에서 뼈의 성장을 돕는 인슐린 인자의 분비가 활발해져 뼈의 성장이 촉진되고, 반면 혈액 속의 당수치가 높으면 인슐린 인자의 분비가 줄어들어 뼈도 성장하지 않는다. 즉, 혈당을 급속히 올리는 정체된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먹으면 키가 크지 않는다는 것이다.

키고 크고, 살도 빼고 싶다면 자연식품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상식이다. 자연식품에는 식이섬유가 많아 살도 찌지 않고 혈당도 급속히 올라가지 않아 키 크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우유, 치즈, 뱅어포, 멸치, 새우, 뼈째 먹는 생선, 두부, 달걀, 김, 미역처럼 칼슘이 많이 든 식품과 굴, 조개류, 시금치, 당근, 참치, 귤처럼 아연이 풍부한 식품이 좋다. 단 알레르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우유나 새우, 생선, 달걀 등은 주의해야 한다.

성장이 도움이 되는 운동

운동도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연구결과가 있다. 운동을 하는 아이는 운동을 하지 않는 아이보다 혈중 성장호르몬이 1.7배~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운동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늦게, 오래, 많이” 큰다는 이야기다. 다만 남자아이의 경우는 과도한 운동을 했을 때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오히려 성장을 억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은 땀이 촉촉이 밸 정도로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으로 가볍게 숨이 차오르는 상태가 10분 이상 지속되면 운동 후 1시간까지 뼈와 근육을 만드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특히 농구, 줄넘기, 점프, 스트레칭, 배우, 맨손체조, 탁구, 달리기 등은 키가 크는데 효과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도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중추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성장 호르몬의 분비량이 줄어든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윤정웅 원장은 “비만 소아가 사춘기를 지나 어른이 되면 고햘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의 위험이 매우 높다”며 “어려서부터 식습관개선을 하는 등을 통해 생활습관이 우선적으로 바뀌도록 하는 것이 소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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