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 잦은 접속장애에 “왜 우리만?” 짜증…한 자릿수 Mbps 인증
SKB “해저케이블 단선 때문”…이용자 “해지 위약금 방어 수작?” 재반박

넷플릭스가 공개한 국내 통신사별 2월 황금시간대 접속 속도.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넷플릭스가 공개한 국내 통신사별 2월 황금시간대 접속 속도.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월요신문=김기율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이 줄어 넷플릭스 이용량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를 통한 이용자들은 접속장애가 너무 잦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

특히 SK브로드밴드 이용자들은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와는 달리 접속 중단에 속도까지 느려 콘텐츠를 마음놓고 이용할 수 없어 짜증스럽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사용자들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넷플릭스 속도 저하 사례를 공유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직접 인터넷 속도를 측정하고 비교하면서 SK브로드밴드의 서비스 부실을 지적했다.

한 SK브로드밴드 사용자는 서울 은평구에서 ‘패스트닷컴(fast.com)’을 통해 넷플릭스 이용 속도를 측정한 결과 320kbps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패스트닷컴은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속도 측정 사이트다. 넷플릭스의 고화질급(HD) 콘텐츠를 감상하려면 최소 5Mbps 이상의 속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용자는 넷플릭스 콘텐츠인 ‘킹덤 시즌2’의 재생화면을 공유하면서 “화면이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진다. 사람 형체는 가끔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며 “KT나 LG유플러스 고객들이 4k 화질로 넷플릭스 감상할 때 같은 하늘 아래 사는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은 저런 화질로 넷플릭스를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다른 사용자들이 측정한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 속도 역시 한 자리수의 Mbps 수치를 보였다. 이들은 KT와 LG유플러스가 평균 100M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국내에 넷플릭스 캐시서버를 설치해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영기업으로 출발한 KT는 해저케이블 부분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SK브로드밴드의 해외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사용자는 “넷플릭스 이용에만 문제가 있다면 해외 쪽으로 트래픽이 발생하는 모든 작업에서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하면 안 된다”며 “속도저하 문제는 이번만 있던 것도 아니고 계속 거론됐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최근 한-일 해저케이블에서 발생한 단선으로 넷플릭스 접속 속도가 느려졌지만 현재 우회경로를 마련해 트래픽을 정상화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망 증설 작업과 트래픽 관리·감독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해지 위약금을 방어하기 위한 해명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해저케이블 끊어지기 전에도 해외망 품질이 안좋았다”면서 “해지한다고 하니깐 3차 해지 방어팀까지 전화 왔다”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국내 통신사별 넷플릭스 접속 속도.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지난 1년간 국내 통신사별 넷플릭스 접속 속도.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쳐

이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에 화살을 돌렸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이 선행돼야 근본적 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놓고 방송통신위원회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의 국내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과도하게 트래픽이 증가했고, 이에 대응해 통신망 용량을 증설했지만 그 비용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는 입장이다. 

역차별 문제도 언급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들은 정당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는 캐시서버를 국내에 설치하고 무상으로 이용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넷플릭스와의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 국내 이용자들의 불편사항이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활한 협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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