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가·휴직 등 직장갑질 증가 속 해고·권고사직 제보는 3.2배 급증세

코로나로 직장을 잃어 생계를 걱정하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알바는 지원책도 없어 그야말로 걱정이 태산같다.
코로나로 직장을 잃어 생계를 걱정하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알바는 지원책도 없어 그야말로 걱정이 태산같다.

[월요신문=내미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해고와 권고사직 통보로 일자리를 잃어 생계가 막막해진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시민단체에 들어온 '직장갑질 제보'가 집계 첫 주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해고·권고사직에 관한 제보는 3배이상이 늘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들어온 이메일·카카오톡 제보는 총 857건이다. 이중 '코로나19 갑질'을 주장하는 제보는 315건으로 36.8%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무급휴가(무급휴직·무급휴업)가 117건(37.1%), 해고·권고사직이 67건(21.3%), 불이익·기타 60건(19.0%), 연차강요 43건(13.7%), 임금삭감 28건(8.9%) 순이었다.

특히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달 첫째 주와 비교해 보면 제보가 1.3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중 해고·권고사직이 3.2배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연차 강요에서 시작한 갑질이 무급휴직을 거쳐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는 학원 강사나 학습지 교사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도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해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휴업수당을 받기 힘들다”면서 “결국 취업자 10명 중 8명에게 휴업 급여는 그림의 떡”이라고 덧붙였다.이 단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직장갑질119는 기존 고용유지지원금을 확대해 사업주 대신 노동자가 신청할 수 있는 소위 ‘노동소득보전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스태프는 “고용보험 밖의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해 노동자가 신청하면 3개월 평균임금의 63%를 정부가 지급하는 직접 지원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들은 해고 1순위로 내몰리고 있다. 음식점, 카페, 숙박업소 등이 피해를 받게 되면서 이들 업종에 속한 직원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학생들은 자신이 코로나19 때문에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게 됐다는 사연들이 빗발쳤다. 대학생 김 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일하던 업소가 하루 매출이 인건비가 안 될 정도로 적게 나오게 되면서 점장님이 직원들 알바는 날짜를 줄였다. 그러나 좀처럼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가 안 보이니까, 결국 직원들을 자르기 시작했고, 나도 잘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언제 잠잠해질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이라 언제까지 쉴지 모른다. 다른 알바 자리를 구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사람 쓰는 업장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직장갑질119는 지난 9일부터 '코로나 갑질 특별대책반'을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상담 이메일을 보낼 경우 4~5일 후에 답변을 받아볼 수 있었지만 대책반 운영 이후에는 코로나 갑질 제보에 한해 48시간 내에 답변을 보내고 있다. 제보 내용이 심각할 경우에는 무료 법률지원, 언론제보, 근로감독청원 등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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