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알바 자리 없으니 감사하게 생각해라"… 알바생, '울며 겨자먹기'
세븐일레븐 "다시 한 번 계도하겠다"

사진=세븐일레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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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홍민성 기자]#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기 어려운 요즘. 대학생인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법정 최저시급 8590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일을 하게 됐다. 편의점 점주는 A씨에게 "시급 7000원을 주겠다. 요즘은 알바 자리도 없다. 다른 알바생들은 7000원 받고도 감사한 마음으로 한다"고 통보한 것. 

세븐일레븐 경기 남부 한 편의점이 아르바이트생에게 불법 노동착취를 가한 정황이 포착됐다. 

A씨는 "4곳에 면접 다 떨어지고 겨우 합격했다"며 "시급 7000원이라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 세븐일레븐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확인됐다.

세븐일레븐에서 일했던 B씨는 "최저시급도 받지 못했고,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편의점 알바가 식당 서빙 알바, 택배 상하차 등보다는 업무 강도가 낮은 편에 속해 수당, 휴게시간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아무리 그래도 최저시급은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또 "편의점 알바생들은 보통 갓 스무살이 넘은 사람들이 많다"며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청년들의 노동력을 불법으로 착취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불법 노동착취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본사 차원에서의 체계적인 지점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FC(영업점 관리자)들을 지점에 수시로 파견해 노무 관련 법령에 대한 안내·교육·계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근로계약서도 점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본사 홈페이지에 표준 근로계약서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또 "편의점 점주들은 개인사업자 형태이기 때문에 고용·임금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본사가 관여하기 어렵다"며 "노동 관련 법령을 올바르게 지키고 있는 매장들이 더 많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은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데 이런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본사 차원에서 이번 사안을 공유해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 편의점은 '무법 지대'라 불린다. 또 근로기준법을 올바르게 지키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을 '로또'라고 표현한다.

편의점 점주들은 최저임금에 맞춰서 인건비를 지급하면 '남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최저임금 논의에서도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최저임금 인하'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아르바이트생들 사이에서는 최소한 법정 최저시급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법행위는 상황과 감정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아직도 곳곳에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편의점 알바생들이 많다"며 "최저임금은 법으로 정해진 만큼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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