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공세에 대형마트 도미노 폐점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외도 '치명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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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홍민성 기자]대형마트가 규제에서 자유로운 이커머스에 치여 경쟁력을 잃는 모양새다. 언택트 열풍, 재고 면세품 대란 등 온라인 유통업계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대형마트는 우울한 전망이 가시질 않는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가 82로 집계됐다. 2분기(66)에 비해 소폭 상승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업계의 회복세에도 대형마트는 난조를 띄고 있다. 온라인·홈쇼핑은 가장 높은 전망치(97)를 기록한 것에 반해 대형마트는 역대 최저 전망치(44)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소비문화가 강해져 오프라인 채널 방문객이 급감한 이유가 크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발길을 돌려 신선식품, 생필품 등 주력 매출마저 내준 것이다.

위기에 봉착했음에도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는 여전히 대형마트의 숨통을 막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작 소상공인들과 전통시장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복병은 이젠 대형마트가 아닌 이커머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도 규제받고 있으니 다른 곳도 규제하라는 식의 떼쓰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위기 시국인 만큼 유통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여름철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국내 소비자들의 보복소비도 여러 업계에서 포착되고 있다. 백화점은 명품 대란, 동행세일 등 행사를 통해 매출 상승을 꾀해 업태중 가장 높은 상승폭(32)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형마트는 소비자의 눈길에 들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것도 치명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편의점은 재난지원금 덕을 톡톡히 봤다. 또 더워지는 날씨 탓에 야간 활동이 많아져 편의점은 큰 상승폭(27)을 달성했다.

지속되는 어려움에 대형마트업계가 잇따라 점포 정리·매각에 들어가면서 대대적인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에만 16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고, 홈플러스도 3개 매장에 대한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한편 대형마트업계 난류에도 이마트는 신촌점을 신규 오픈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업계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도미노 폐점 사태를 겪고 있는데, 이를 통한 반사이익을 누리려는 이마트의 승부수로 보인다"며 "이마트가 이커머스의 열띤 공세를 이겨내고 적자생존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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