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러시아 법인 세 자릿수 영업이익 성장
하반기 제과 신제품 출시 및 음료사업 확대
2022년 러시아 신공장 완공 예정

[편집자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식(食)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외식 경기는 움츠러들었지만 대조적으로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며 라면과 즉석밥, 가정간편식(HMR) 등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K-푸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린 국내 식품 기업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오리온이 올 2분기 창사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 5151억원, 영업이익은 8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17.3%, 71% 성장했다. 순이익은 78.3% 늘어난 657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눈에 띄게 성장하며 글로벌 식품기업 수준의 17%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글로벌 통합 관리와 정확한 수요 예측을 통한 데이터 경영 등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효율화된 비용 구조 속에서 매출이 늘수록 이익이 극대화되는 사업 선순환 구조도 오리온 영업이익 성장의 비결로 꼽힌다.

오리온은 지난달 젤리 제품이 중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오리온
오리온은 지난달 젤리 제품이 중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오리온

중국 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5.1%, 영업이익이 54.1% 성장했다. 마이구미와 왕꿈틀이, 젤리밥 등 일명 'K-젤리'가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매출 견인을 주도한 것.

그중 마이구미는 2018년 중국에서 궈즈궈즈(果滋果姿)라는 현지명으로 출시된 이후 매년 60% 이상 성장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풍부한 과즙 함량과 과일을 씹는듯한 식감,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 등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는 최고 기대작인 '닥터유 단백질바'와 '닥터유 에너지바'를 통해 84억 위안(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중국 뉴트리션바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한편 가성비 스낵 판매 강화로 소비자 저변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증권가 3분기 전망도 계속해서 '맑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7일 오리온에 대해 하반기에도 해외 부문 성장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측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오리온에는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크다"고 진단했다.

오리온 글로벌 제품 라인업. 사진=오리온
오리온 글로벌 제품 라인업. 사진=오리온

이 가운데 베트남과 러시아 무대에서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진다. 베트남 법인은 작년 새롭게 출시한 쌀과자 '안(An, 安)'과 양산빵 '쎄봉(C'est Bon)'의 인기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 106.5% 늘며 고속 성장했다. 안은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8개월 만에 누적 1580만 봉지가 팔렸다.

오리온은 이 같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스낵, 파이 신제품을 지속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최근 소득 수준 향상을 바탕으로 급부상하는 편의점 및 체인스토어 대상 영업활동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쪽 러시아에선 비스킷 제품군이 강세를 보였다. 초코파이는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라즈베리', '체리', '블랙커런트' 등 베리 맛 제품들이 높은 관심을 얻으며 올 상반기 영업이익 105.4% 성장했다.

아울러 오는 2022년 러시아 트베리 크립쪼바 신공장 설립을 통해 22조 규모의 러시아 제과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앙아시아까지 시장을 넓혀가겠다는 포부다. 신공장은 기존 트베리 공장 대비 4배 이상 큰 규모로 생산량이 100억 루블(한화 약 15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경제, 집콕족 증가 등의 영향으로 스낵과 비스킷 제품이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온라인 채널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사업인 오리온 제주용암수 역시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채널 입점 한 달 만에 15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오리온은 지난 6월 단백질과 아미노산 성분을 함유한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하며 제과에 이어 음료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사진=오리온
오리온은 지난 6월 단백질과 아미노산 성분을 함유한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하며 제과에 이어 음료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사진=오리온

앞서 오리온은 음료·건강식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첫 RTD(Ready To Drink) 제품인 '닥터유 드링크'를 출시, 단백질 함유 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음료, 간편대용식 등 신규 사업 추진을 가속화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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