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4개월 공사 비상임이사→靑 행정관 '영전'
"공직서 매우 이례적인 것은 사실"

[월요신문=윤중현 기자]한국농어촌공사 이진아 전 비상임이사의 채용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농어촌 분야에 전문지식과 식견을 요구하는 농어촌공사의 비상임이사 자리에 합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인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 전 비상임이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내이사인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이자 대주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행정관으로 있으면서 옵티머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 무마 의혹을 받고 있다.

22일 정계에 따르면 이진아 전 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이자 청와대 전 행정관에 대한 채용 의혹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이 비상임이사는 자격요건인 농어촌 관련 전문지식과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갖췄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시 농어촌공사의 비상임이사 초빙공고에 있는 자격요건에는 ▲기업경영 및 농어업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자질을 겸비하신 분 ▲기업경영 및 농어업․농어촌정책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갖추신 분 ▲진취적 사고 및 혁신의지를 보유하신 분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국가관과 윤리관을 갖추신 분이다. 

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의 사실상 증명이 필요한 자격요건은 상위 두 가지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이진아 변호사에 대해 "지자체·공공기관 법률고문으로 활동해 공공기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공사가 직면한 현안에 대한 자문 및 견제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며 임명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진아 변호사는 서울시설공단 법률고문, 서울에너지공사 법률고문, 서울특별시 법률고문,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이사, 한국중부발전 법률고문, 법무법인(유한)해송의 경력이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은 "34세의 젊은 변호사 이진아씨가 농어업분야에 대한 전문지식과 비전 등을 보유했다고 볼 만한 경력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공기업의 비상임이사에서 청와대로의 영전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비상임이사는 공직과는 거리가 멀었던 변호사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직자는 "일반적으로 오랫동안 공직 생활을 한 관료출신도 청와대 입성은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 같은 인사가 매우 이례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진아 변호사는 2018년 6월 12일부터 2019년 10월까지 약 1년 4개월여간 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로 재임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전체적인 흐름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들의 심사 기준에 맞게 평가 했을 것"이라며 "임추위가 결정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는 올 1월 NH투자증권의 제안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한 상태다. 야당에서는 농어촌공사의 비상임의원으로 재직하다 지난해 10월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이 전 행정관의 개입 가능성과 NH투자증권의 투자제안서를 수령한 당일 이사회 의결이 이뤄진 점 등을 들어 '투자 과정에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가 대표로 있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상대적으로 일천한 변호사 경력 이외에 특별히 두드러진 다른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며 "이 전 행정관의 행적과 금전 수수를 둘러싸고 많은 의혹이 존재한다. 청탁방지법이 적용되는 청와대 행정관 또는 한국농어촌공사 사외이사 지위에 있으며 옵티머스자산운용으로부터 금전을 수령한 점이 그런 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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