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300여명 이상 채용…증권·은행 출범 대비 포석
빅테크·금융그룹 등 넘어야 할 산 많아…마이데이터 본인가는 호재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사진=비바리퍼블리카

[월요신문=김기율 기자]핀테크 유니콘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전열을 재정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도 올해 1분기에만 300여명이 넘는 인원을 대거 채용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이는 토스의 기존 계열사뿐만 아니라 곧 출범할 토스증권과 토스뱅크 등을 모두 고려한 조치다.

토스는 지난 2015년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며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당시 금융소비자들은 기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의 번거로운 절차에 피로감을 느꼈고, 이를 몇 번의 터치만으로 단순화한 토스에 환호를 보냈다. 이를 계기로 핀테크(finance + technology)를 조연 취급했던 기존 금융권의 시선은 180도 달라졌다.

핀테크 업계의 왕좌 지위를 거머쥔 토스는 자동이체와 대출 추천, 부동산 소액투자 기능 등을 도입하며 '종합 금융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지난 2018년 보험법인대리점(GA) 형태의 자회사 '토스인슈어런스'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LG유플러스 전자지급결제대행(PG) 부문을 인수해 '토스페이먼츠'를 출범하면서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토스에게 있어 종합 금융플랫폼 구축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곧 출범한다. 핀테크 업계를 벗어나 기존 금융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기존 금융사들의 지위를 당장 넘보기는 어렵다. 아직까지 자본력은 물론 시장 인지도와 신뢰도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국내 금융그룹들은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romation, DT)이라는 이름 아래 핀테크 업계의 혁신 아이템을 흡수하고 있다. 막대한 자원을 토대로 카카오와 네이버 출신의 IT 인력도 대거 영입하면서 기술력도 높여가는 중이다.

사진=비바리퍼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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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본인의 강점인 사용자 경험에서의 '편의성'과 '차별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토스증권은 '새로운 모바일 전문 증권사'를 목표로 주식을 처음 접하는 젊은층과 모바일 활용에 취약한 중장년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기존 증권사의 것보다 단순한 화면 구성으로 계좌 개설부터 주식 매매까지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투자 입문자의 시각에서 MTS의 모든 기능을 설계하고, 메뉴의 구성이나 명칭, 투자 정보의 탐색 등 주요 서비스를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기 때문에 기존 증권사의 MTS가 복잡하게 느껴졌거나 주식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투자자에게 토스증권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스뱅크는 금융이력 부족자(씬파일러)를 위한 중금리대출에 주력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누적 사용자 1800만명의 금융데이터와 분석 역량으로 상쇄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9년 예비인가 당시 토스뱅크는 금융데이터를 이용한 중금리신용평가모델을 도입하겠다고 밝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토스의 강점이 빅테크에게도 통용된다는 점을 들어 토스증권과 토스뱅크의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빅테크는 막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고객의 금융 정보뿐만 아니라 구매 내역, 선호 상품, 취향 등 비금융 정보까지 모두 취합할 수 있다. 네이버 쇼핑과 카카오페이의 사례처럼 하나의 플랫폼에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집약해 편의성도 높였다.

마이데이터 사업 본인가를 받아냈다는 점은 종합 금융플랫폼 구축에 한창인 토스에게 호재로 작용한다. 마이데이터는 각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신용정보를 모아 한눈에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이를 통해 고객은 금융상품 비교가 쉬워지고, 금융사들은 사업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 올해 토스가 '금융의 모든 것, 토스로 간편하게'라는 슬로건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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