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향력 커가지만 갈등 봉합 필요 주제 多
"애꿎은 곳에서 소비자 피해 막아야"

KT SeeZn 화면, U+모바일tv 화면.
KT SeeZn 화면, U+모바일tv 화면.

[편집자 주] 콘텐츠를 접하고 소비하는 방식은 약 5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더 크게 변화됐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파이가 커진 시장은 게임, 모바일, 가전 등 다양하다. 이들을 공통적으로 엮을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다. 한국 대중들은 이제 OTT로 콘텐츠를 보는 행위가 꽤 익숙해졌다. 다만 OTT 영향력 확대에 따라 불거진 정부와 업계간 저작권료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월요신문=왕진화 기자]글로벌 OTT 업체들은 대체적으로 호황을 맞았지만 국내 토종 OTT 업체들은 상황이 좀 다르다.

시장 규모는 커져가고 있지만 OTT 자체에 대한 국내 정책의 성장과 발전은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간 '저작권료 갈등'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양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토종 OTT 업체들과 이통사 등은 해당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고군분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문체부는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서 음악저작권 요율을 1.5%로 확정, 연차계수를 적용해 오는 2026년까지 1.9995%까지 올리기로 수정승인했다.

음악저작물이 부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영상물의 전송 요율 수준은 기존 국내외 서비스 계약사례와 해외 사례를 참고하되 국내 시장 상황과 사업자 여건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공공성이 강조되는 매체와의 차이 등을 고려해 2021년도 1.5%에서 시작, 2026년도까지 점진적으로 현실화되도록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체부의 이러한 정책 결정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음악저작권대책협의회(OTT음대협)의 저작권료 갈등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국내 OTT 업계 전체에 화를 불러왔다. 웨이브·티빙·왓챠 등으로 구성된 OTT음대협 측은 이 같은 발표 전 기존 VOD 징수규정을 들어 0.625%를 제안했던 바 있다.

시즌(SeeZn)을 서비스 중인 KT 또한 지난달 2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음악저작권료 관련 행정소송을 공식화했다. U+모바일tv를 제공하고 있는 LG유플러스도 참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측은 행정처분이 내려진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만큼, 오는 11일까지 문체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OTT음대협을 함께 꾸렸던 국내 OTT 업체 3곳(웨이브·티빙·왓챠)은 '한국OTT협의회(이하 OTT협의회)'를 지난 2일 정식 발족하고 정책 분야 공동 협력을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이들은 OTT산업 발전과 사업환경 개선을 위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OTT협의회는 ▲OTT 규제 개선 의견 개진 ▲저작권 제도 개선 추진 ▲망이용료 등 불공정 및 역차별 환경 개선 ▲공동 법무 및 연구용역 추진 ▲연구·개발(R&D) 등 사업 협력 방안 도출 ▲정책 홍보 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활동에 돌입한다.

OTT협의회는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양지을 티빙 대표, 박태훈 왓챠 대표가 공동 의장을 맡고, 각 사 임원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한다.

실무 조직은 정책분과, 홍보분과, 사업협력분과로 구성했다. 음악저작권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단체협상을 담당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는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 별도 조직으로 유지된다.

이희주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미디어 규제 완화와 OTT 진흥방안을 발표했지만, 관련 부처와 국회에서는 오히려 규제 강화가 논의되면서 업계에 큰 혼란을 주고 사업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OTT 업계가 정책 이슈에 대해 힘 있게 한 목소리를 내고, 여러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해 갈 수 있도록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OTT협의회는 이달 중 운영위원회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매달 정기회의를 개최하고, 필요 시 정책세미나와 간담회 개최 등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음원 저작권이 인상된다면 소비자에게 그 몫이 고스란히 돌아가는 건 시간문제"라며 "업계 자체가 위축된 분위기 상황 속에서 투자와 발전도 더뎌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채널별 이용률. 사진=방송통신위원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채널별 이용률. 사진=방송통신위원회

한편 해외 OTT 업체의 영향력이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갈수록 확대되면서 국내 OTT의 이용률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월 만 13세 이상 남녀 6029명을 대상으로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를 벌인 결과 미디어 이용시간과 OTT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OTT 이용률은 66.3%로 전년(52.0%)보다 14.3%p 증가했다. OTT를 통해 주로 시청하는 방송프로그램은 오락·연예(69.8%), 드라마(37.2%), 뉴스(27.8%), 스포츠(21.8%) 등이었고, 서비스별로는 유튜브 62.3%, 넷플릭스 16.3%, 페이스북 8.6%, 네이버TV 4.8%, 아프리카TV 2.6%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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