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 트렌드에 올해 주류업계 와인 매출 급등
"품질·디자인 강화하고 선물세트는 다양하게"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서 한 시민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전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편의점의 와인 매출이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지난 30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이마트24 본점에서 한 시민이 와인을 살펴보고 있다. 전날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편의점의 와인 매출이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다은 기자]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홈술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와인이 주류 시장 대장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와인 품목수를 늘리고 다양한 선물세트를 출시하는 등 와인족 눈길 끌기에 나섰다. 

눈에 띄는 특징은 자체 와인 브랜드 상품의 품질과 디자인 완성도를 끌어 올려 가성비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와인은 주류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롯데마트의 반기 주류 매출 중 와인은 전년 동기 대비 46.9% 늘었고,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이마트24의 와인 매출액은 지난해 연간 매출보다 26% 신장했다. CU와 GS25는 각각 16.4%, 4.7%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족이 증가하고, 홈파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와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주류 매출 중 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년과 비교해 급등했다"고 말했다.

우선 편의점 CU는 지난 1일 프리미엄 컨셉트의 '음!(mmm!) 와인' 3번째 상품 '음!프리미엄와인'을 출시했다.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자체 와인 브랜드 음!을 론칭한데 이어, 음!프리미엄와인은 CU가 음!을 통해 선보였던 와인 중 가장 고가의 상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음!프리미엄와인은 1만원 이상의 데일리 와인을 선보인다는 콘셉트에 맞춰 품질을 올려 가성비를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술병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는 MZ세대를 겨냥해 9월 MD추천 와인으로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을 담은 아트와인을 내놨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해 1~8월 와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95%를 기록하는 등 주류상품 치트키로 자리잡고 있다"며 "주류상품의 디자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MZ세대의 특징을 접목해 상품 디자인에 힘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와인 애호가들을 겨냥해 '이달의 와인'을 출시하고, 특정 와인을 한 달간 절반 가격에 판매하는 등 파격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야외 활동이 줄고 집에서 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다양한 와인 상품은 물론 추석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9월, 여러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5만원에서 10만원대의 와인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해, 해당 금액대의 와인 세트를 전보다 다양하게 구성했다. 미국산 '텍스트북 세트', '덕혼 디코이 세트'와 프랑스산 '내츄럴 와인 세트', 이탈리아산 '돈나푸가타 세트' 등 라인업을 확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선물용으로 수요가 높은 5~15만원대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렸다. 또 유명 와이너리와 협업한 스페셜 패키지와 500만원 이상의 초프리미엄 상품도 한정 수량으로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귀향이 줄면서 명절 기간 홈술족을 위한 와인 선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풍성한 주류 선물 세트를 준비했다"며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0년 주류 수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3억3000만달러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