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 이화경 사장(55)이 지난9일 법정에서 남편 담철곤(56)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424호에서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 등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담 회장은 회삿돈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정해진 용도와 다르게 유용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 기소돼 열린 공판이었다.

담 회장에서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인 이화경 사장은 남편을 가리키며 "남편이 저 자리에 있는 것은 나 때문이다. 재판부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재판장에서 이 사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가 오리온의 사정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증언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남편은 피고인석에, 나는 증인석에 있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또한 이 사장은 "남편이 회장이었지만 창업자의 딸과 경영자로서 내가 권한을 더 많이 행사하게 됐다.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서로 챙기지 못하는 공백이 생기는 것을 몰랐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 사장은 그 동안 해외 부문을 전담했던 담 회장이 구속되면서 회사가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대해 오리온 측 한 관계자는 "이 사장은 그동안 언론에 알려진 것 처럼 여장부로 알려져 있는데 눈물로 호소한 것이라면 얼마나 간절한지 짐작케 한다"라고 말했다.

경영과 소유의 분리, 투명성 확보, 선진 경영시스템 도입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한 이 사장의 눈물 호소가 담회장의 비자금 횡령에 관한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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