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X오프화이트 운동화 가격 몇 분 새 200만원 폭등
정상 결제된 상품도 뒤늦게 품절 처리…발란 "시스템 부재로 인한 사고"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광고. 사진=발란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광고. 사진=발란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월요신문=이인영 기자]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카트(장바구니)에 담겨 있던 상품의 가격을 불과 몇 분 만에 200만원이나 올려 팔아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판매자가 갑작스럽게 수정한 금액으로 구매된 상품이었지만 취소조차 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A씨는 지난 29일 발란 사이트를 통해 나이키X오프화이트 운동화를 다른 사이즈로 각각 1개씩 같은 금액(129만600원)으로 카트에 담아뒀다. 한 켤레는 빠르게 결제됐고, 다른 한 켤레는 카드 결제 오류가 2~3번 정도 발생한 후 결제가 이뤄졌다.

그리고 3시간 후 배송 시점을 알아보려고 구매 목록을 확인한 A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뒤늦게 결제됐던 신발의 가격이 200만원 더 비싼 329만600원에 결제가 이뤄진 것.

A씨는 "당연히 같은 상품이고, 같은 금액으로 주문서를 작성한 것도 확인됐는데 결제 금액이 달라 황당했다"고 설명했다.

발란 측의 대응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미 제품 발주가 진행돼 취소는 해줄 수 없고, 2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 발란 고객센터의 대답이었다. 당시 고객센터는 "현지 가격 변동성이 높아 판매자가 기존 가격 상품 품절 처리 후 신규 가격으로 상품 등록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해명했다.

A씨는 "품절이면 결제 자체가 안돼야 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전달했지만 고객센터 측은 내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판매자가 수정한 금액으로 구매가 된 부분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재차 전달했지만, 파트너사에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은 위에 말씀드린 200만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는 말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방금 전 120만원에 구매했던걸 200만원에 구매하라고 강요하고, 취소가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정상적으로 결제가 진행됐던 나머지 한 켤레의 신발도 뒤늦게 '품절로 인한 주문취소'로 환불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문 취소 내역. 사진=제보자
주문 취소 내역. 사진=제보자

이에 발란은 시스템 부재와 판매자의 귀책으로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고 시인했다. 발란 관계자는 "구매대행과 한정판 상품의 특성상 상품 가격이 변경될 수 있으나, 이 경우 주문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품절로 안내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와 시스템 과실이 크다고 판단, 전액 환불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소비자와 판매자 간 분쟁 발생 시 내부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진상 규명에 나선다고 밝혔다. 만약 판매자의 귀책이 확인될 경우 전액 환불 처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해당 주문은 처리 과정에서 시스템 부재와 판매자의 부주의로 잘못된 가격에 주문된 주문건을 여과 없이 발주 진행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향후 품절 혹은 가격 변동이 있을 시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 및 프로세스 보완과 판매자 교육을 통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설립한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는 지난 28일(현지 시간) 희귀 암으로 별세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버질 아블로가 지난 2017년 에어조단과 협업해 출시한 '오프화이트X에어 조던 1' 운동화 가격은 그가 사망한 이후 40배가 넘게 올랐다.

키워드

#발란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