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영 기자] 조선조 마지막 임금인 고종 황제 31(1894년)년 조선에서는 군국기무처를 통해 서양식 법식을 본받아 새 국가체제를 확립하려 했던 갑오경장(甲午更張)이 추진된 바 있다. 구질서를 타파하고 근대적 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개혁 작업이 정치·경제·사회 등 우리 사회 전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진 것.

그러나 갑오경장은 청일전쟁 중 일본군의 비호 아래 진행된 타율적 개혁이다 보니, 대중의 호응은 물론 실효 또한 거두지 못했다. 다만 현재 역사학계에서는 갑오개혁 실패 이후 변화를 원하는 민중의 요구가 동학혁명 등으로 나타나는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진보적 흐름에 간접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그로부터 120년이 흘러 다시금 갑오년이 찾아왔다. 지금 대한민국은 갑오경장이 추진될 당시 조선과는 큰 차이가 있다. 외세 침략에 전전긍긍하며 기울어져 가는 국운에 암울해하던 때와 달리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서 한 걸음 더 앞서 가기 위한 노력이 치열한 상황인 것.

하지만 사회적 변화를 원하며 새로운 시대가 개막하길 바라는 대중의 요망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갑오경장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실패했던 개혁에 대해 고민해 보고 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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