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과 동시에 입주민 입막음용 금품 살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09년 10월 입주가 시작된 경기도 남양주시의 '진접센트레빌' 입주민들이 입주 후 꾸준히 아파트 하자 문제를 제기해 온 가운데 최근, 동부건설이 하자 내용에 대한 입막음을 위해 입주민에 대가성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게다가 그것이 '살기 좋은 아파트상' 수상을 위한 돈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동부건설이 하자 부분 보수와 입주민들의 불편사항에 귀 기울이기에 앞서 자신들 잇속차리기에만 바빴다며 본사 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 측은 "문제가 있다면 법적 소송을 통해 해결을 하면 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센트레빌'은 동부건설이 10년 전 야심차게 준비한 주택 사업 부문 아파트 브랜드다. 동부건설은 그동안 지난 10년간 각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왔다며 자부심을 보여왔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소재한 '진접센트레빌'은 1단지 1차 분양부터 계약이 100% 완료되며 화제가 됐던 곳이다. 수영장, 골프장, 피트니스센터, 클럽하우스, 스마일 하우스, 실버하우스 등 편의시설과 아뜰리에 거리, 부띠끄 정원 등 아름다운 풍경의 주민 휴식공간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겉모습만 화려했을 뿐, 그 속엔 부끄러운 이면이 숨겨져 있었던 듯 하다.

 

 

"동부건설, 입주자 우롱"

 

진접센트레빌 입주자 중 상당수는 입주 직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동부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하자들이 발견돼 여러 가지 심각한 불편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하자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문제제기와 해결요구에 나서고, 인터넷에 관련 커뮤니티까지 만들어 공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두 집이 아니라, 전체에 걸친 문제라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동부건설은 주거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주택성능개선을 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기능적 편리함과 더불어 고객을 감성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주거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지만, 실제 동부건설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주민들은 그다지 그 기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진접동부센트레빌시티 입주민 하자대책위원회(이하 하대위)는 최근 동부건설사에 하자문제 대책마련 요구서를 보냈다.

 

2009년 11월 입주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동부건설의 부실시공으로 인해 우기에는 누수, 결로, 백태 현상으로, 건기에는 금, 백태, 곰팡이로, 평상시에는 층간 소음 및 하자처리 미진으로, 또 동절기에는 추위로 삶의 안정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빠른 처리를 요구했다.

 
진접센트레빌 하대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하 1층 바닥 슬라브의 균열이 눈에 확 띌 정도로 사방으로 진행돼, 빗물 물이 균열을 따라 유입되어 백태현상과 철근부식, 내구성 저하, 곰팡이 발생 등을 야기하고 있는가 하면, 주차된 차량의 천장부분과 유리 등에 백태 낙하수로 인한 오염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하대위는 지상 1층 로비층의 겨우 건기임에도 곰팡이에 백태현상, 천정 석고보드 판넬 틀어짐, 깨짐, 벌이짐 등으로 미관상, 안정상, 위생상으로도 문제가 있다 판단된다며 인테리어 재시공을 요구했다.

 
그 외 건기임에도 커뮤니티 사우나실과 어린이 놀이터, 수영장 등에서 천정부 누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우기시에는 이보다 더 할 것이 예상된다고 주장, 근본적인 보수보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하는 등 많은 부분에서 발생하고 있는 하자 문제를 제기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보수를 요구했다.
입주자들 일부는 동부건설이 엘비베이터와 현관출입기, 환기시스템, 가스렌지, 가스보일러 등도 최저급 모델을 사용해 입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부건설이 입주자를 속이고 우롱했다"며 전면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실시공을 해 놓고 겉만 화려하게 포장해 놓고 사람들을 현혹시켜 입주를 유도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렇듯 입주민들의 불만 사항들이 많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동부건설 측은 거의 묵묵부답의 상태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동부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보통 아파트 하나가 건설되면 그렇게 입주자들이 모여서 불만거리를 제기하고 이것저것 요구하는 것이 많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아파트 하자 문제 등이 명백한 것이라면 입주자들이 법적으로 소송을 걸면 되는 것 아니냐"라며 법대로 해라는 식의 태도도 보였다.

 

명백한 결론이 나와서 AS를 해야 하면 충분히 하겠다고는 했지만 여러 가지 하자 보수가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저 일부 보수 등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 부분은 서비스 팀 쪽 일이라 잘 모르겠다는 말뿐이었다.

 
현재 진접센트레빌 입주자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각종 불편, 불만 사항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입주자들과 진접센트레빌 간의 싸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50만원 입금 왜 했나?

 

동부건설의 진접센트레빌에 대한 부실시공 논란 속에서 최근에는 금품 살포 의혹까지 떠오르고 있어 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2009년 12월 진접센트레빌에 입주한 한 모씨(여, 35)가 한 언론에 제보를 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한 모씨는 다소 입주민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음에도 진접센트레빌의 하자 문제와 동부건설의 안일한 대응 등을 언론에 고발했고, 현재 많은 입주자들이 그를 응원하고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

 
한 씨는 그동안 동부건설 측과 하자보수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고 그러던 어느 날 진접센트레빌이 모 일간지가 주최하는 '살기 좋은 아파트상' 후보에 오른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씨는 이를 그냥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동부건설 측에 "정확한 심사를 위해 아파트 하자문제를 제보하겠다"고 알렸고, 이후 5월과 7월 한씨 어머니 명의의 통장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00만원과 150만원이 동부건설(주)의 이름으로 입금되었다고 한다.

 
명목은 피해보상 비용이지만 하자문제 제보를 막기 위한 입막음용 뇌물이었다는 것이 한 씨의 주장이다.

 
'살기좋은 아파트상'은 국내 주택업계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상 중 하나로, 분양은 물론 집값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동부건설은 이 상을 수상하기 위해 장애가 되는 것을 막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부건설 측은 "전혀 말도 안 된다. 그것은 한 사람의 주장이다"며 그 돈은 하자보수비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입주자들에게는 하자보수비로 380만원이 입금되었다고 하는데 왜 한씨에게는 총 650만원이 입금되었냐는 질문에는 금전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이렇듯 '살기 좋은 아파트상' 수상을 위한 입막음을 조건으로 건 적은 없다는 것이 동부건설 측의 주장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입주자에게는 보상을 해주고, 이 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는 더 큰 보상과 함께 대신에 다른 곳에 문제를 발설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토록 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입주자 한 씨,
"동부에서 찾아와 빌었다"

 

한 씨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한 씨는 동부건설 CS팀의 황모 팀장 등이 직접 찾아와 '살기 좋은 아파트상'을 수상해야 하니 제발 조용히 있어달라며 "상을 못 받게 되면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이냐, 입주민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고 여기서도 못 살게 될 것"이라며 돈을 송금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380만원은 피해보상금이 아니라 발코니 확장과 관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발코니 확장을 의뢰한 세대는 직접 공사를 해주고 그렇지 않은 세대에는 각각 380만원씩을 9월~10월 사이에 지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 씨 집은 380만원을 받지 않고 발코니 확장 공사를 했기 때문에 피해보상금으로 돈을 입금했다는 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는 것이 한 씨의 주장이다.

 
또 다른 입주민은 "일부 세대에는 계좌로 돈을 송금해 주고, 또 직접 현금을 건네기도 한 세대도 있는데 현금으로 준 곳의 액수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동부건설의 다른 목적에 의한 현금 살포 의혹에 더욱 무게를 싣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2001년 주택사업 부문에서 아파트 브랜드인 '센트레빌'을 런칭하고 지난 10여년간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집' '랜드마크가 되는 단지'를 지향하며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까지 풍족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집을 짓겠다고 약속했던 동부건설 아파트 브랜드 '센트레빌'이, 아파트 하자에 대한 입주민들의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보다는 숨기기 위한 노력에 더 애를 썼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면서 많은 이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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