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고민에 빠졌다. 오는 4월 선거를 둔 전략적 고민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당 차원을 떠나 결코 남의 선거로 치부될 수 없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손 대표가 오는 선거에 직접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은 4.27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 지역이다. 이것이 손 대표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이유는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후보 기근이다. 물가 폭등과 구제역 파동 등 전체 판세가 야권에 유리하다는 분석에도 불구, 당선을 담보할 ‘믿을맨’이 없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 일부 의원이 “손 대표가 나가야 한다”는 이른바 ‘차출론’을 펴며 불을 붙이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입장은 비교적 단호해 보인다. 자신이 출마할 경우, 재보선의 판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 여권의 집중 공세와 혹시라도 패배에 이룰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손 대표에 오는 지방선거의 매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행 원외라는 정치적 입장이 당 대표에도 불구하고, 존재감과 지도력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 더욱, 성남 분당(을)이 자신이 도지사를 지낸 경기도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사정에 따라서는 압승의 가능성도 크다. 지방선거를 맞은 민주당과 손학규 대표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고민에 빠졌다. 덩달아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간다. 오는 4월 선거를 앞둔 전략적 고민이다. 하지만, 이번엔 총체적, 선거 전략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 손학규 대표의 거취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당내 논란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크다.

 

<4.27 판, 얼마나 더 커질까?>
민주당 일각에서 “오는 4월 선거에 성남 분당(을)에 손학규 대표가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하지만, 이 말이 그저 그런 ‘말실수’로 여겨지기엔 무게감이 너무 크다. 이를 위시해, 김영환 의원 등도, 손 대표에 출마를 권고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른바 ‘손학규 차출론’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처럼 때아닌(?) 손학규 대표를 두고 고민에 빠진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후보 기근에 따른, 어찌보면 고육지책이라는 느낌 마저 들게 한다. 실제로 민주당은 오는 4월 선거에 내보낼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각 지역별 후보군을 통틀어도 승리를 확신할 만한 후보는 없다.


사정은 논란의 핵으로 떠오른 분당(을)도 마찬가지다. 현행, 이 지역은 전현직 당협위원장을 포함해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 이계안 전 의원 등이 후보로 줄곧 거론되고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이 상대해야할 한나라당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오히려,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이라는 점. 민주당의 입장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내놓고 있는 후보들의 면면을 살피면, 민주당의 고민은 단박에 이해될 법도 하다. 선거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기도 전 분당(을)은 마치 한나라당 출신의 거물급 인사들의 집합소를 방불케 할 만큼, 중량감 넘치는 인물이 대거 몰려들었다. 당 대표를 지낸 강재섭 전 대표와 국회 사무총장 출신의 박계동 전 의원이 그들이다. 특히 이들 거물들은 지난 총선 당시, 모두 불출마를 선언하며 훗날을 도모했던 공통점도 갖고 있는 만큼, 본선에 앞서 당내 경선 등 공천 과정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학규 對 정운찬?’>
문제는 한나라당 출신으로 이들 외에 또 다른 거물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국무총리를 지내며 잠재적 대권후보로도 손꼽혀온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다. 특히 정 위원장은 지난해 정국을 쓸고 갔던 ‘세종시 논란’의 희생양으로 여겨져 온 만큼, 이번 선거를 통해 명예 회복을 벼루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분당(을) 지역에 손학규라는 특단의 거물급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후보 기근에 거물급의 도전이 예고돼 자칫 선거가 초반부터 주도권을 한나라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반면, 손 대표는 이번 출사론에 대해 난색을 보이며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손 대표 역시, 후보 기근에 시달리는 당 사정을 ‘나 몰라라’ 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이는 오는 4월 선거를 둘러싼 여러 정황이 그와 민주당의 고민을 더 깊게 하고 있다. 실제로 정가에서 오는 4월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교적 야권에 호의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몰아친 구제역 파동을 비롯해, 물각 폭등 등 사실상 국정 난맥이 곳곳에서 터지면서 민심의 향배가 여당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손 대표로서도 기존 원외 대표라는 한계에 직면, 일부 지도력 부재와 아울러 원내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입장이라는 것. 시기적으로는 오는 4월이 최적기라는 시각이다. 정황이 그렇다고 해서 손 대표가 섣불리 출사표를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이 그의 거취가 논란을 일으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남 분당(을)은 직전, 현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지역구다. 더욱, 지역이 고소득과 고학력자들의 집합지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강남 동일구’라는 말까지 할 정도. 한나라당對민주당의 구도로 선거전이 치러질 경우, 한나라당에 다소라도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의 텃밭이라는 것.


배경이 이렇다 보니, 손 대표의 입장도 난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엔 김영환 의원이 ‘용기 있는 정치인’이라는 전제를 깔며 손 대표의 출마를 종용하기도해 논란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 가는 분위기다.

 

<손, 난색 불구 김은 모락모락>
민주당의 이런 내부 사정에 대해 한나라당의 입장도 약간은 다급해지는 모양새다. 기존 거물급에 중략급 대권후보까지 하마평에 올렸지만, 손 대표의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사정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지역구가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이라는 점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돼는 곳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전언이다.


오는 4월 선거는 자칫 예상밖의 거대 매치가 도처에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비단 강원도지사 선거의 사례만을 두고 나온 관측은 아니다. 성남 분당(을)을 시작으로 경남 김해(을) 역시, 거물급 인사의 재기가 점쳐지면서 정치권은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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