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조원 달성이 목표…고객 중심 혁신 가속화"
아워홈, 구 부회장 복귀 반년 만에 흑자전환 성공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모든 답은 현장과 고객에 있다"

범LG가(家)의 '유리천장'을 깬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밝힌 경영 철학이다. 최근 현장에 모습을 자주 드러낸 구지은 부회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막내딸로 LG가의 장자승계 원칙을 타파한 첫 여성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이 높다.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일명 '남매의 난'에서 승리한 구 부회장은 성별이 여성인 오너 일가라기보다는 오랜 기간 능력을 입증해온 전문 경영인의 이미지에 더 가깝다. 

1967년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난 구 부회장은 4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며 일찌감치 후계 1순위로 지목됐다. 약 10년간 구 회장과 함께 아워홈의 외식 사업 성장을 주도한 그이지만, 장자승계 원칙에 한순간 무너졌다. 장남이자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2016년 아워홈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계열사인 캘리스코로 밀려난 것.

하지만 지난해 6월 구 부회장은 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워홈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구본성 전 대표의 방만 경영과 보복 운전 논란 등이 불거진 가운데 2019년 아워홈이 사상 첫 적자를 낸 영향이다.

아워홈은 구지은호가 출범한 지 6개월여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물류센터와 주요 점포를 수차례 방문하며 현장 경영 보폭을 확대한 구 부회장의 경영혁신이 성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아워홈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조7200여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워홈의 매출은 구 부회장이 입사한 2004년 5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016년 1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올해 목표는 '매출 2조원' 달성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과거 아워홈이 가진 혁신 DNA와 좋은 전통, 철학을 잊고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경쟁자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다"며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단체급식·식자재 업계를 선도했던 '강한 1등 아워홈'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모든 답은 현장과 고객에 있다'는 사고와 마인드로 항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아워홈 동서울물류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현장 경영을 본격화했다. 용인, 양산, 제주 등 주요 제조‧물류 거점 점검과 동시에 운영식당 이용 고객의 의견을 직접 듣기 위해 일일 배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구 부회장은 취임 후 첫 현장 점검 일정에서 "아워홈은 위기때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며 "현장의 사소한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까지 모두 보고받고 지원할 수 있도록 보고체계를 단순화하라"고 주문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를 제거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내외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온 만큼 구 부회장은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한창이다. 복귀와 동시에 창립 이후 최단 기간(13일)에 임금 교섭을 마치며 긍정적인 내부 평가를 끌어낸 것. 이와 함께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면접관으로 직접 참여하며 인재경영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 같은 구 부회장의 행보는 LG의 '인화'와 삼성의 '인재제일' DNA가 동시에 있기 때문이라는 게 아워홈의 설명이다.

업계는 이 같은 구 부회장의 행보가 복귀한 지 반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감한 쇄신을 통해 일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구 부회장의 말에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이다.

아워홈은 올해 ▲소통과 협업의 조직문화 구축 ▲현장과 고객중심 혁신 가속화 ▲위생 및 안전관리 강화 ▲해외사업 확대 등 네 가지 중점과제를 제시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동종업계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 식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며 "미국, 폴란드, 베트남, 중국과 함께 올해는 새로운 국가로 글로벌 단체급식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며, 식품사업도 수출 역량 강화에 집중해 본격적인 글로벌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취임하며 약속했던 회사, '구성원이 역량을 마음껏 펼치고 성과에 대한 최고의 보상을 해주는 회사'로 반드시 만들겠다"며 "아워홈의 저력을 믿고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강한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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