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임원 승진한 이선호, 비건 브랜드 '플랜테이블' 론칭 주도
1993년생 신상열 상무, 핵심 부서 '구매담당' 발령…"대체육 신사업 확대 계획"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과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 사
이선호(왼쪽)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와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 사

[월요신문=이인영 기자]올해 식품기업 3세 시대가 본격 개막한 가운데, 최근 임원으로 승진한 3세 가운데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 경영리더와 신상열 농심 상무의 공통분모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경영리더와 신 상무는 각각 1990년생, 1993년생으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젊은 임원이다. 이들은 미국 컬럼비아대 동문으로 주 무대가 식품업계라는 점에서 대결을 피할 수 없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CJ제일제당과 농심은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비건(Vegan‧채식주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건 식품 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것.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18년 150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3년 만에 167% 증가했다.

먼저 국내 비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식품업체는 농심이다. 대체육부터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치즈 등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이 지난해 1월 론칭한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현재 베지가든은 30여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중 대체육 제품은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농심은 오는 4월 잠실 롯데월드 몰에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할 계획이다. 베지가든의 이름을 딴 '베지가든 레스토랑'으로 신동원 농심 회장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베지가든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더블치즈 아보카도 버거'. 사진=농심

농심은 올해 베지가든을 필두로 대체육 사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신동원 회장이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주력사업의 핵심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가치의 미래사업을 육성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며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한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 신규 사업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이병학 생산부문장 전무를 공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하면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번 연말인사에서 신 회장의 장남, 신상열 상무가 구매담당 임원으로 승진한 가운데 업계는 신 상무가 승계에 앞서 본격 후계 수업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신 상무는 2019년 농심 평사원으로 입사, 경영기획팀에서 기획과 예산 관련 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번 승진으로 발령난 구매담당은 원자재 수급과 생산 원가를 관할하는 부서로 식품기업에서 핵심 부서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비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플랜테이블(식물+식탁)'을 론칭, 비건 왕교자와 김치 신제품을 출시한 것. 특히 플랜테이블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주도하는 사업으로 K-푸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으로 근무하고 있다. 1990년생인 이 경영리더는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입사 후에는 식품전략기획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근무하며,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후 통합전략(PMI) 작업 등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영리더는 올해 CJ제일제당의 핵심 시장인 '미국' 사업을 총괄하며 글로벌 성장을이끌어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최근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식품성장추진실 산하에 있는 전략기획 1담당을 맡게 된 것.

식품전략기획 담당은 스타트업의 투자, 식물성 식품사업 등 신사업을 챙기고 해외 권역별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1담당이 미국시장을, 2담당이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각각 맡는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4일 K푸드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한국식품사업으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HQ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해 '6대 글로벌 전략제품'을 대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6대 글로벌 전략제품은 만두·치킨·김·김치·소스·가공밥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신상열 농심 상무는 올해 각 회사의 핵심 부서에서 글로벌 식품 시장 공략이라는 과제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비건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의 플랜테이블과 농심의 베지가든이 각기 어떤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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