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광고 대행사 "리뷰 조작 해주겠다" 대놓고 홍보…이용자 피해 우려
배민 "리뷰 모니터링 시스템‧법적 대응 등으로 조작 근절에 총력"

사진=우아한형제들
사진=우아한형제들

[월요신문=남정운 기자]일부 광고대행사에서 마케팅이라는 명목 아래 배달앱(App)의 리뷰를 조직적으로 조작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주로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부정거래감시팀을 조직해 리뷰를 모니터링하고, 조작 업체에게 내용 증명 발송 및 고소 등의 법적 절차를 밟는 등 강경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대행사들의 리뷰 조작 행위는 인터넷 상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배민 리뷰' 등을 검색하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행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오프라인 가게도 오픈할 때 인테리어를 하듯이 배달앱도 인테리어가 필요하다"거나 "이제 리뷰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리뷰‧주문‧즐겨찾기 조작을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음식 대신 사진만 제공해 주면 된다"며 '편리한' 절차를 강조하는 곳도 있었다. 이외에도 이 곳에는 리뷰 조작 후기와 조작 건당 단가 등이 상세히 올라와 있다.

배달앱의 리뷰와 별점은 원칙적으로 해당 음식점 주문 경험이 있는 이용자만 남길 수 있다. 이용자들은 주문할 점포를 선택할 때 리뷰를 판단 준거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 같은 상황에서 리뷰 및 별점 조작행위는 주문 고객의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평소 배달앱을 자주 이용한다는 20대 A씨는 "배달을 주문할 때 주로 리뷰 수와 평점‧즐겨찾기 수 등을 보고 어디서 시킬지 결정하는 편"이라며 "리뷰는 주문한 사람만 쓸 수 있다 보니 이용자 사이에서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리뷰가 조작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리뷰를) 믿고 시키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가짜 리뷰를 다 막을 수는 없겠지만 관리가 너무 안된다면 그 앱은 잘 쓰지 않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본지는 리뷰 조작 서비스를 자행하는 몇몇 광고대행사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들에게 '리뷰 조작을 배민이 금지하는 것 알고 있느냐', '앱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 광고 대행사의 홈페이지. 리뷰 등을 조작하는 대가로 받는 단가 등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허위 리뷰를 차단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지난 2019년 리뷰 검수 기능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며 "이듬해에는 리뷰를 사전에 자동 탐지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허위리뷰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민은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부정거래감시팀'이라는 전담 조직을 통해 모든 음식점 리뷰를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감시팀은 당해 약 2만건, 2020년 상반기에는 7만건의 허위 리뷰를 찾아내 삭제‧작성 권한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듬해 11월에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허위 및 조작 의심 리뷰 노출을 제한하고 있다.

반복적‧악의적으로 허위 리뷰를 올리는 업소는 내부 페널티 정책을 적용해 광고차단‧계약해지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광고 대행사에는 법적 절차를 진행한다. 배민은 리뷰 조작 업체에게 불법행위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증빙을 온‧오프라인으로 발송한다. 이후에도 불법행위가 반복된다면 고소 및 재판 절차를 밟는다.

배민 관계자는 "지난 2020년 3월 허위 리뷰를 올려 부당이득을 취한 한 업체를 경찰에 고소한 이후에도 여러 업체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5월에는 한 업자가 실형을 확정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배민은 허위 리뷰 금지 캠페인을 펼치는 등 업주 대상 교육을 통해 리뷰 조작의 원천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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