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대한민국은 대의민주주의를 실시 중인 국가다. 개별사안에 대한 직접 투표 대신 정당 소속 정치인에게 투표권을 행사함으로서 정책문제를 처리토록 하고 있다. 정치에 있어 유권자 의사가 유일하게 직접 반영되는 것이 선거인 것으로, 주권자로서 권익신장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선거라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 선거문화를 살펴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일단 정치인 선택에 있어 정책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보다는 지연과 학연에 관심이 많았고 이념에 사로잡혀 선거를 치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의 대표를 뽑는 자리임에도 편가르기식 투표가 만연했다. 

그렇다 보니 언젠가부터 선거에 대한 세간의 관심 자체가 많이 낮아졌다. 투표에 참여한다는 게 소중한 개인시간을 투자해 가며 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역시 6·4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와 관련 최근 인기방송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선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향후 10년간 프로그램 리더 선출을 위한 선거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지방선거와 같은 포맷으로 진행된다. 후보자가 출마하고 공약을 발표하며 사전 투표를 거쳐 본 투표가 진행되는 식이다.

그런데 예능프로그램의 일개 에피소드 일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의 경우 거주 지역에 사전 투표소가 없자 다른 지역까지 찾아가 투표에 참여하는 열성을 보여줬다.

현실정치에서는 골목마다 비치던 투표장소 안내용 표지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선거참여 방송에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들이 무한도전 리더를 뽑는다고 하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투표소로 찾아온 것이다.

   
  김영 정경부 기자.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는 풍경일수도 있다. 그러나 무한도전 속 진행자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우리 삶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투표장소를 찾아간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참여하고 싶은 선거, 참여를 통해 내 의사를 드러내고 싶은 선거를 무한도전 제작진이 그리고 출연자들이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현재 우리 정치권이 되세겨 봐야 할 부분이라 본다.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정치를 함에 있어서도 대중에게 다가서지 못했고 그래서 선거에 참여할 마음조차 가지지 못하게 만든 것은 분명 정치인들의 잘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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