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 회장 겸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장의 행보가 연일 화제다. 최근 불거진 쇼트트랙 편파 논란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하나 된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이른바 '치킨 연금'을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며 대내외적으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치킨 전도사로서 제너시스비비큐그룹을 챙기는 것 또한 그가 맡은 임무 중 하나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로 널리 알려진 BBQ. 윤 회장은 이 BBQ 치킨 브랜드를 일군 인물로 지난 2020년 11월 제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2005년 서울시스쿼시연맹 회장에 선임된 이래 국내 기업 최초 스쿼시 실업팀을 창단하는 등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치킨과 빙상연맹.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두 단어는 윤 회장이 애착을 가진 분야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특히 이들의 접점은 올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무대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지난달 17일 윤 회장을 한국 선수단장으로 내정했다. 국내외 체육발전 기여도와 리더십, 스포츠 발전 헌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지난달 31일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과 함께 베이징 현지로 출국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동안 훈련해온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편파 판정 의혹' 쇼트트랙 경기 항의에 앞장
BBQ에 따르면 윤 회장은 오는 21일까지 베이징 현지에 머물며 동계올림픽 개막식·폐막식 등 주요 행사 참석은 물론 빙상과 스키, 컬링을 비롯한 주요 경기를 참관한다. 주된 역할은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격려하는 일이다.
그러나 윤 회장은 지난 8일 쇼트트랙 판정에 항의하는 긴급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불거진 편파 판정 의혹 때문이다.
당시 쇼트트랙 남자 1000m에 출전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각각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레인 변경 반칙이 선언돼 실격 처리 됐다. 이로 인해 중국 선수 2명이 대신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개최국 중국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접촉이 없었던 사실이 명확한 만큼 이런 부당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면담해 항의할 것"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모두 찾아 절차에 맞게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 선수단 격려는 기본, 포상금 2배 확대에 '치킨 연금'까지
"선수들 기 살려주는 게 제 유일한 임무"
윤 회장은 선수단장의 역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결과가 아쉬워도 선수들이 절대 기죽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그게 선수단장의 제일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수단장 역할과 동시에 빙산연맹회장으로서 통 큰 포상금도 약속했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인종목 메달리스트에 대해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의 포상금을 배정했다고 밝힌 것. 이는 4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단 등에 대해서도 소정의 격려금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BBQ는 윤 회장에 행보에 맞춰 최근 스포츠 마케팅 강화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기간인 오는 20일까지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가 있는 날마다 자사 앱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추첨을 통해 '황금올리브 치킨' 총 1만500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첫 번째.
또 이달 14일부터 18일까지 자사 앱을 통해 가장 많은 금액을 주문한 고객 10명을 추첨, 황금올리브 치킨을 매일 1마리씩 한 달간 먹을 수 있는 공짜 할인 쿠폰 증정 프로모션도 전개한다.
이번 동계올림픽의 화두로 떠오른 '치킨 연금' 또한 윤 회장의 작품이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줄지어 '국민 간식' 치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가운데 윤 회장이 이에 화답하듯 평생 치킨 제공을 약속한 것. 윤 회장은 지난 1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선물해 준 황대헌 선수에게 평생 BBQ 치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황대헌 선수는 지난 9일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돌아가서 제일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치킨 먹고 마지막으로 아이스크림을 싶다. BBQ 치킨을 엄청 좋아한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베이징에 오기 전에도 BBQ를 먹고 왔다. 황금올리브 닭다리를 진짜 좋아한다"고 했다.
또한 여자 쇼트트랙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최민정 선수가 윤 회장에게 "나도 (평생) 치킨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치킨 연금은 또다시 화제가 됐다. 최 선수 외에도 최 선수의 질문을 받은 윤 회장은 "응원하는 국민들이 꿈과 희망을 갖도록,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다면 (평생 치킨 지급을)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치킨 사랑은 실제 매출 효과로 이어졌다. BBQ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황금올리브 치킨의 주문량은 평소보다 30% 정도 증가했다. 황 선수가 언급한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가맹점의 원료 주문량이 50% 정도까지 폭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치킨 연금 지급 방식은 현재로선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BBQ 관계자는 "윤 회장님이 복귀한 이후 세부 사항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오는 21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