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글로벌 모터스(이하 GGM)의 준공은 20여년 만에 국내에 처음으로 자동차공장을 지은 사례일 정도로 중요한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공공적인 주주로 구성된 위탁생산의 첫 단추로 역시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산된 경형 SUV인 현대차 캐스퍼를 생산하는 기회도 마련했다.

GGM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고비용의 연봉으로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정착화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생산 현장을 극복한 점이다. 특히 연봉을 3000만원 후반으로 책정하고 낮은 연봉을 보완하기 위해 지역 내에서의 주택이나 교육, 의료혜택 등 다양한 혜택을 무료로 제공해 실질적인 수입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탁생산의 의미를 되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최고의 기회 마련이 된다는 뜻이다.

GGM은 현재 중요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 생산 차종이 아닌 최초의 경형 SUV를 생산하고 생산단가는 낮으며, 현지 시설도 전기차 등 미래차를 준비할 수 있는 모듈형 시설을 갖췄다. 여기에 판매방식도 온라인 판매를 통한 비용 최소화 전략 등 다양한 시도는 국내 시장에서의 선진 방향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서 위탁생산은 기아의 경차인 모닝이나 레이를 생산하는 동희오토라는 위탁생산업체가 있다. 저가인 경차를 일반 현대차 그룹에서 생산하기에는 이익률이 낮아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위탁생산을 하고 검수와 품질검사를 거쳐 기아차로 탄생하는 과정이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GGM은 다른 방향의 위탁 응용 사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차량도 잘 판매되고 있고 공장 운영도 잘 되고 있으나 앞으로의 미래가 고민이 된다. 지금부터가 GGM의 미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우선 GGM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조건상 국내에서만 판매한다는 규정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은 전체 신차 시장이 약 170만대의 시장이고, 경차 시장은 이 중 10만대 수준인 만큼 노력해도 한계가 크다. 결국 생산 차종을 동남아 등 다른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조건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지금의 내연기관차는 곧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다는 점이다. 또한 항상 인기가 높을 순 없는 것이고 새로운 차종 투입이 이뤄져 낮아지는 인기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요구된다. 특히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 캐스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물론 고민도 크다. 설사 캐스퍼를 전기차로 교체한다고 해도 적은 차체와 좁은 바닥에 배터리를 충분히 설치할 만한 공간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최대한 노력해도 주행거리 200Km 내외 정도로 판단된다. 현재 출시되는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400Km 내외가 보편적인 만큼 200Km 정도의 주행은 한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유사한 차종으로 BMW 미니가 전기차로 변신해 수입 중이나 역시 낮은 주행거리로 인해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그나마 버티는 이유는 바로 미니 매니아에 매달리는 형국이다. 캐스퍼는 명차도 아니고 매니아 형성도 아닌 만큼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충분히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있어도 확실히 극복해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셋째로 노사안정화이다. 이미 기공 때부터 반값 연봉으로 기존 현대차 노조의 불만이 컸고, 온라인 판매로 인한 기득권 불만도 누적돼 있어서 앞으로 노사안정화를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자세가 기본이다. 혹시라도 노사 불안정으로 인한 문제가 터질 경우 GGM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밖에 현대차 그룹의 지속적인 지원과 중앙정부의 관심은 기본이고, 해외 수출 다변화 조건도 당연한 필수요소일 것이다.

상기한 각종 문제는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지자체 대비 똘똘 뭉치는 현지의 노력과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자세는 분명히 타의 모범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미래이지만 분명히 극복한다고 판단되며, 앞으로의 미래 GGM과 광주시를 기대한다. /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대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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