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성희 기자]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테마 거리 '초량 이바구길'. 부산시 동구에 위치한 이곳은 일제강점기 부산항 개항을 시작으로 해방 후 피난민의 생활터였던 1950~60년대, 산업 부흥기였던 1970~80년대 부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길이 1.5km의 이바구길은 부산역 건너편에 자리한 부산 최초 물류창고인 남선창고 터에서 출발한다. 옛 백제병원 건물, 초량초등학교 담장에 설치된 이바구 갤러리, 우물터, 168계단, 김민부 전망대, 당산, 망양로까지 이어져 있다. 이 중 가곡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김민부 시인의 전망대는 부산항을 조망하기 더없이 좋은 장소로, 절경을 자랑한다.

초량 초등학교 담장에 전시된 벽화.
초량 초등학교 담장에 전시된 벽화.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기념관에서는 건강지원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까꼬막('산비탈'의 경상도 사투리)은 산복도로 투어 및 체험을 제공한다. 이바구길의 끝자락에 위치한 지상 2층 규모의 '이바구공작소'는 지역의 역사관 격으로 마을 자료관, 전망 데크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가수 나훈아와 방송인 이경규, 음악 감독 박칼린 등을 배출한 90년 가까운 역사의 초량 초등학교도 자리하고 있다. 학교 담장에는 부산의 변천사와 출신 유명인사들의 벽화가 전시돼 있다.

130년 역사의 초량 교회.
130년 역사의 초량 교회.

초량 초등학교 건너편에는 130년 역사의 초량 교회가 서 있다. 116년 전 베어드 선교사가 세운 교회로,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첫 목회지이다.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초량교회는 하나님을 사모하는 자들의 기도처가 됐고 피난처가 됐다. 민족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온 부산의 어머니 교회로 지금도 지역을 섬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회에서 좀 더 올라오다 보면 168계단을 마주한다. 경사가 심한 언덕길 계단이라 오르내리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이 곳에는 원래 모노레일이 없었는데 이 곳에 사는 어린 아이들과 관광객 등을 위해 모노레일이 설치돼 이를 이용하면 전망대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가파른 168계단과 모노레일.
가파른 168계단과 모노레일.

계단 끝 전망대에는 노을을 감상하며 식사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은 명란삼남매굿즈, 명란파스타 셀프쿠킹 체험, 야경이 돋보이는 카페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먹거리, 볼거리 등 다양한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 관광 명소를 목표로 조성됐다. 2022 부산 강소형잠재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