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단톡방 개설해 사례 공유…피해자 80여명, 피해금액 5억원 가량
피해자 "혼다코리아, 판매점 간판 철거·계약 해지 등 일 커지니 책임 회피"
혼다코리아 "해당 판매점 고객께 불편 드려 송구…자세한 내용 파악 중"

간판이 철거된 혼다·야마하 바이크 판매점. 사진=제보자
간판이 철거된 혼다·야마하 바이크 판매점. 사진=제보자

[월요신문=승동엽 기자] 대구의 혼다·야마하 바이크를 취급하는 한 판매점주가 고객에게 계약금과 잔금을 받아낸 뒤 잠적한 일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만 80여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은 5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혼다코리아 측은 피해자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자세한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해당 판매점주는 오토바이가 배정돼 입고가 가능하거나 출고가 될 예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객에게 계약금과 잔금을 받았다. 또한 대금을 완납하면 앞당겨 출고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피해자들을 선동했다.

하지만 출고 기일이 다가오면 차일피일 미루며 변명으로 일관하며 결국에는 연락을 끊은 채 현재 잠적에 이른 상태다. 고객 계약금과 잔금을 갖고 일명 '먹튀'를 한 것.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해당 판매점이 혼다와 야마하 브랜드를 취급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혼다 측과 야마하는 피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구제 방안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혼다 '포르자 350'을 계약한 피해자 A씨는 "현재 피해자만 83명에 이른다. '단톡방'에 모여 피해자명, 연락처, 피해금액 등을 공유하고 있다. 피해금액은 5억원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혼다와 관련된 피해자는 65명 정도고, 야마하는 15명 가량 된다. 피해자들이 계약한 바이크 모델 역시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점주는 피해자들에게 '출고가 된다', '조금 지연될 뿐이다' 등으로 일관하며 피해자들을 속였다"며 "개인당 많게는 3000만원 가량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혼다코리아의 대응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7월 초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점주에게 피해를 본 게시글을 봤다"며 "뭔가 잘못됐다고 인식돼 혼다 측에 연락해 내 이름으로 계약된 것이 있냐고 문의하니 '알 수 없다'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피해자처럼 사기를 당한 것이면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혼다 측은 '공문을 내려서 돈을 받을 수 있게 조치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도와줄 방법이 없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해당 브랜드를 믿고 계약금과 잔금을 넣었는데 혼다 측은 이런 논란이 발생하니 밤에 해당 판매점 간판을 철거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등 이른바 '꼬리 자르기 식'으로 대응했다"며 "대형브랜드 회사의 판매점에서 일어난 문제를 마치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하는 혼다 측의 행태에 분노할 수 밖에 없다. 더 이상 해당 건을 수수방관하지 말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혼다 모터사이클 대구 달서점 이용 고객께 불편을 드리게 돼 송구하다"며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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