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25일 강촌서 발라드 페스티벌 '발라당 2022' 총감독 맡아
9월 초에는 유럽 순회공연…한국 대중음악의 의미와 가치 알리기

[월요신문=조규상 편집국장] 말복이 지나자 제주도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며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가을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과 떨어지는 낙엽에 우리 몸의 호르몬도 변화가 일어나 감성에 젖게 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유난히 감미롭게 다가오는 발라드 음악에 취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가을은 발라드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이 계절을 대표하는 발라드를 위한 축제는 없었다. 꼭 가을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흥얼거리는 대중가요의 장르가 하나의 축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재즈페스티벌·록페스티벌·힙합페스티벌·전자음악(EDM)페스티벌 등 다양한 장르가 축제로 이어지는 와중에 발라드는 항상 고독과 쓸쓸함으로 대변됐다.

발라드도 하나의 축제로 만들고 싶은 생각에 노래 '아름다운 세상', '비타민' 등으로 유명한 가수 박학기가 전면에 나섰다. 내달 23~25일 사흘 동안 강원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리는 '발라당 2022(한겨레신문사 주최)'의 총감독을 맡게 된 것.

그는 동료 가수들 섭외부터 공연 기획까지 모두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로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3일에는 이준호·양다일·박재정·박기영·스텔라장·흰(박혜원)·하동균, 24일에는 이주혁·챈슬러·아도이·김나영·백아연·정승환·박정현, 25일에는 오존·알리·박창근·김재환·이무진·적재·윤도현 등이 무대에 오른다.

박학기는 동료 가수들과 함께 아름다운 정서를 담은 페스티벌을 만들고자 한다. '발라당'의 뜻도 누워 있듯 편안하게 보는 페스티벌이다. '뛰지 않아도, 헤드뱅잉이 없어도, 미친 듯한 떼창이 없어도, 여행을 가듯 즐거운 페스티벌'을 내세우고 있다.

박학기는 "발라드라는 장르는 우리 정서를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사에 공감하고 때로는 그 가사에 웃고 울며, 옛 시절을 추억한다. 이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페스티벌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은 뮤지션들과 페스티벌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면서 "나중에는 해외의 좋은 뮤지션들도 참여해 글로벌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름다운 정서를 담기 위해 장소 섭외도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박학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학생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고심 끝에 강촌을 선택했다. 서울에서 '춘천가는 기차'를 타고 가는 강촌은 대학 엠티(MT) 명소로 주목받으면서 추억과 낭만의 대명사로 통한다.

박학기는 "강촌이라는 곳은 추억과 낭만이 있다. 강촌까지 오는 과정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하나의 힐링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단순히 듣는 것을 넘어 자연과 추억, 그리고 여행과 하나가 된다면 더 아름다운 페스티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박학기는 음악과 공연을 위해 늘 앞장서는 가수로 유명하다. 그리고 한국 대중음악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는 이번 공연에 앞서 내달 12일부터 벨기에 브뤼셀,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에서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한국 대중음악의 의미와 가치를 알리기 위한 취지를 담았다.

공연에는 지난해 경기문화재단이 제작한 '아침이슬 50년' 기념 음반에 참여했던 가수 박학기, 이은미, 박승화(유리상자), 정동하, 알리, 함춘호 등이 참여, 가수 겸 작곡가인 김민기의 곡과 각자의 대표곡을 부를 예정이다.

이번 유럽공연에 대해 박학기는 "유럽에서도 우리 K-POP의 열기는 대단하다. 유럽에서 7~80년대 떼창의 원조 격인 김민기라는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들에게 K-POP의 뿌리에 대해 전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이자면 아침이슬 50년 기념 음반도 박학기가 우리나라 대표 민중가요를 재조명하고자 총대를 자처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 수단이 아닌데도 그는 아침이슬 50년 트리뷰트 앨범 총감독을 맡아 동료 가수들을 불러 모았다.

친한 친구의 노래가 잊혀지지 않기 위해 앞장섰던 '김광석 다시 부르기', 매해 참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골프장 나눔 문화행사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 등도 박학기의 음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학기는 "공연은 함께 만드는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결정체가 나오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뮤지션은 뮤지션대로 뿌듯함을 느끼고, 관객은 관객대로 즐거움을 느낀다"면서 "내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좋은 음악을 하나로 모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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