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무역으로 기조 선회…스카이코비원 국내 접종률 저조
로타바이러스 백신도 임상 중단…"스카이코비원 해외 진출 준비"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접종 첫날인 지나 5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감염병예방팀 직원들이 의료기관에 배부할 스카이코비원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접종 첫날인 지난 5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감염병예방팀 직원들이 의료기관에 배부할 스카이코비원 백신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종주 기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성장 가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야심차게 출시한 스카이코비원멀티주(스카이코비원) 백신의 저조한 접종률 등 SK바이오사이언스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를 발효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에서 발명된 생명공학 분야의 모든 것을 미국 내에서 만들도록 강제하는 행정명령이다.

기존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반도체법 사례로 비춰볼 때 바이오 분야의 '자국 내 제조' 원칙은 미국 업체에만 보조금 등의 혜택을 주거나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만 우대하는 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행정명령이 문제가 되는 것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현재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 행정명령을 발효하게 되면 미국 정부의 보조금 등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백신에 대한 구체적인 산업 보호 전략이 발표된 바 없다"며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정책이 있을 경우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외에서뿐 아니라 국내 상황도 사측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해 접종을 시작한 스카이코비원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률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코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제조한 후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백신이다. 임상시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비해 감염 위험을 억제하는 중화항체 값이 2.9배 늘어났고, 항체 형성 비율도 10% 이상 높았다.

이처럼 스카이코비원은 기존 백신 대비 강점이 있음에도 내국인 수요는 매우 낮은 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스카이코비원의 누적접종자는 34명으로, 하루 평균 3.4명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18세 이상 성인 97.4%가 이미 1차 접종을 마친 상황이기 때문에 접종 대상자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미접종자는 스카이코비원보다는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네제네카 등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을 선호하는 것도 국산 백신 접종률이 낮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임상이 중단된 것도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뼈아픈 일이다. 지난달 30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 중이었던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을 조기에 중단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건강한 유아에서 중증의 로타바이러스 위장관염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 비영리단체인 패스(PATH, Program for Appropriate Technology in Health)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동 개발해왔던 제품이다.

그러나 해당 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 중간평가에서 허가된 경구형 로타바이러스 백신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악재가 거듭되는 만큼 스카이코비원을 빠르게 해외로 진출시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스카이코비원의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며 "WHO의 긴급사용승인(EUL) 등재 시기를 연내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접종률이 낮은 중·저개발국으로 신속하게 진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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