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보배 기자] 주요 B2C 업계들의 순위 경쟁에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신용카드·소셜커머스·배달앱·홈쇼핑 등 B2C 업계에서 ‘1위’ 타이틀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줘 홍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매출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순위를 산정하는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자사에 유리한 산정법으로 1위를 가려내다보니 매출 1위·재구매율 1위·이용률 1위·방문자수 1위·고객만족도 1위 등 수많은 1위가 생겨났다. 같은 업종에 1위만 두세 군데가 나와 이제는 누가 진짜 1위인지 가려내기도 힘든 지경이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상위에 랭크되는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의 순위다툼은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앱 시장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최근 방문자수 데이터 기준 1위다. 2위는 요기요, 3위는 배달통이다. 하지만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수 기준으로는 1위가 배달통, 2위는 배달의민족, 3위가 요기요다.

한편 앱 사용자들이 남긴 평점을 보면 지난 10일 기준 네이버 앱스토어에서는 배달통(4.8점)→배달의민족(4.1점)→요기요(4.0점) 순이다.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요기요(5.0)→배달의민족/배달통(4.5점)순으로 또 달랐다.

순위 기준에 따라 1,2,3위가 뒤바뀌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다.

홈쇼핑 시장에서도 CJ오쇼핑과 GS홈쇼핑이 서로 1위를 주장하고 있다.

CJ오쇼핑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606억원, GS홈쇼핑은 1조417억원으로 CJ오쇼핑이 앞선다. CJ오쇼핑은 GS홈쇼핑을 매출액에서 앞서기 시작한 지난 2012년(CJ오쇼핑 1조773억원, GS홈쇼핑 1조195억원)부터 ‘시장점유율 1위, 업계 1위’를 자처해왔다.

그러나 GS홈쇼핑은 유통업계 점유율을 매출액이 아닌 취급고로 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취급고는 판매된 금액 총합을 의미하며, 매출액은 취급고에서 비용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홈쇼핑 회사가 벌어들인 액수를 뜻한다.

GS홈쇼핑의 지난해 취급고는 3조2359억원이고, CJ오쇼핑은 3조715억원이다. 취급고 기준으로는 GS홈쇼핑이 앞선다.

각종 1위가 난무하다보니 순위가 갖는 공신력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해관계자들 스스로 ‘믿을 수 없는 1위’ 딜레마에 빠지게 된 셈이다.

 

 

   
 

공신력과 근거가 바탕이 되지 않는 1위 타이틀은 존재 이유가 없다. 너도나도 주장하는 1위를 믿고 선택한 소비자들에게 도리어 배신감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상품의 명성에 연연하기보다 내실에 눈을 돌리고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

좋은 상품은 소비자의 입을 통해 퍼져나가고 충성심에 기여할 것이다. 시장 원리의 기본으로 돌아가 롱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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