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GS부터 스타트업까지 조리 로봇 훈풍…"1시간 50마리 튀긴다"
노동 강도·위험성 높은 일은 로봇 팔로…효율성·인력난·균일성 장점

제10회 스마트테크 코리아 및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10회 스마트테크 코리아 및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종주 기자] 치킨 가격이 매해 상승하면서 가성비 제품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치킨 가격 향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치킨 조리 로봇이 각광을 받고 있다.

26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슈퍼마켓 GS더프레시 검단신도시점에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한 결과,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매출이 다른 매장에 비해 33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은 이 매장이 신축 아파트 단지 중심에 있어 인구 밀도가 높아 먹거리 배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달 말 스타트업 '로보아르테'와 함께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한 바 있다.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로봇을 활용해 자동화 주방을 만들겠다는 모토로 '1인 운영 치킨 브랜드' 롸버트치킨을 운영하고 있다.

로보아르테가 도입한 로봇 롸버트는 치킨을 튀기는 전 과정을 로봇 팔이 자동으로 수행하고, 점주는 반죽 과정·포장·손님 응대만 하면 된다는 점을 업체에서는 강조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바른치킨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바른치킨은 지난해 10월 푸드테크 업체 디떽과 협업해 '사오팔'이라는 이름을 붙인 치킨 조리 로봇을 도입했다.

사오팔은 튀김기 3대까지 동시에 통제할 수 있으며 매장의 동선과 상황에 맞춰 모션이 조정된다. 특히 조리 중 노동 강도가 높은 부분을 로봇이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교촌치킨도 조리 로봇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0월 로봇 제조 업체 뉴로메카와 협력해 치킨 조리 로봇 기술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개발 예정인 로봇은 교촌치킨 레시피에 맞는 전용 로봇으로, 반죽을 제외한 튀김의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뉴로메카와 협약을 맺어 현재까지 로봇을 개발 중이고, 개발을 마친 후 연내 일부 직영 매장에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인력 대비 조리 로봇의 특장점은 무엇보다도 효율성에 있다. 상기한 로보아르테의 경우 자사 조리 로봇 롸버트가 1시간에 치킨 50마리를 조리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력난도 조리 로봇 도입의 훌륭한 근거다. 대개 치킨집 창업에 2인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리 로봇이 소규모 프랜차이즈 점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상황에 구애받지 않는 균일한 맛도 소비자의 마음을 끌어들인다. 고객이 순간적으로 몰리는 경우 등의 변수에도 로봇은 매장의 상황과 조리 시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아 항상 비슷한 맛을 내주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점주 측면에서는 초기 도입 시 과도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 측면에서는 국민 정서상 기계로 만드는 음식보다 '손맛'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꼽힌다.

점주 측의 과도한 지출 발생에 관해서는 판매가 아닌 대여로 로봇을 공급하는 방법이 대책으로 꼽힌다. 로보아르떼도 월 렌탈료 110만원씩 대여로 로봇을 공급해 점주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기계가 만드는 음식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서도 업계는 기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자사가 개발 중인 로봇은 협동 로봇이니만큼 사람이 하기 힘든 튀김 과정만 대신해주는 것일 뿐, 반죽 과정은 사람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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