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두 숭실대 음악원 교수가 26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김응두 숭실대 음악원 교수가 26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월요신문=승동엽 기자]"관악계 원로로서 남은 유일한 소원이자 과제는 프로 윈드 오케스트라의 확대를 통해 후배들의 앞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는 지난 1974년 한국음악의 균형적 발전과 관악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치로 창단됐다.

관악단체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음악제 초청연주, 예술의 전당 개관기념 초청연주 등 굵직한 무대에 오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사용된 행진곡의 연주녹음을 위촉받은 일은 전 세계에 한국 관악 수준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응두 숭실대학교 음악원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이러한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를 진두 지휘하며 단체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관악 발전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이 같이 밝히며 관악인을 위한 저변 확대가 자신의 마지막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Q.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의 구체적인 연혁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서울 윈드오케스트라는 지난 1980년 제1집 발매를 시작으로 1987년 S.K.C 컴팩트디스크, 1991년 캐나다·미국 시애틀 실황연주 녹음 앨범을 출반했습니다.

녹음 앨범 출반을 필두로 1991~1992년에는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산 호세 등 순회연주를 진행했고, 1993년 일본 교토 국제음악제, 1995년 세계심포닉밴드협회(WASBE) 주최 세계대회에 초청된 바 있습니다.

또한 1998년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에 관악연주단으로는 유일하게 참가했고, 2000년에는 KBS FM 한국 우수연주단체로 지정돼 음반을 제작했습니다.

2003년에는 한국관악 100주년을 기념하는 프란츠 에케르트 기념음악회를 열어 한국 관악의 뿌리를 찾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2009년 3월에는 창단 35주년 기념 대음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 외에도 2013~2015년에는 지방문예회관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2014년에는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를 성공적으로 열었습니다. 이후에는 전문예술법인단체로 지정 받아 신나는 예술여행, 지속연주지원 사업 등에 연속 선정돼 윈드 음악 창작과 재연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100회가 넘는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창단 45주년 기념 대음악회를 성황리에 마친 상태입니다.

Q.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 제111회 정기연주회가 내달 열리는데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제111회 정기연주회는 오는 10월 18일 오후 7시 30분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개최됩니다.

주제는 애니메이션 OST 콘서트입니다. 이번 정기연주회 애니메이션 OST가 '디즈니'사 작품이라서 당초 디즈니 타이틀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디즈니 타이틀은 빼고 애니메이션 OST 콘서트로 콥셉트를 잡았습니다.

프로그램은 ▲라이온킹 ▲알라딘 ▲미녀와 야수 ▲겨울왕국 ▲신데렐라 ▲인크레더블 ▲코코 ▲인어공주 ▲배틀노래 ▲Concerto pour deux Trumpettes ▲Ah! Je veux Vivre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솔리스트 브라스 밴드, 젤로소 윈드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이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솔리스트 브라스 밴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금관 오케스트라였습니다. 금관 오케스트라는 다른 말로 브라스 밴드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국내에 브라스 밴드가 없었습니다. 10여 년 전 관악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과 같이 만들었습니다.

젤로소 윈드 오케스트라의 경우 순수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만든 관악·타악 오케스트라입니다. 지난 1994년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 산하 단체로 출발했고, 아마추어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오케스트라입니다.

Q. 교수, 지휘자 이전에 트럼펫 연주자이신데, 현재 한국의 트럼펫, 금관악기 더 나아가 관악 상황은 어떻습니까?

그 동안 한국 관악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왔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사실상 중·고등학교에서 관악기를 다루는 학생들에 대한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특히 입으로 연주하는 곽악기의 특성 상 학교에서 연주 등이 모두 '올스톱'됐습니다. 이로 인해 2~3년 동안 관악을 다루는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했고, 앞으로 이를 어떻게 회복할 지가 과제로 남았습니다.

Q. 교수님이 유학하신 네덜란드의 경우 관악 시스템이 어떻게 돼있나요? 

네덜란드에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관악 지휘코스가 있습니다. 또한 관악기에 대한 시스템이 매우 잘돼있습니다. 특히 작은 마을마다 밴드가 하나 씩 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관악을 접할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등 유럽 전체가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브라스 밴드, 다시 말해 금관으로만 된 단체가 제일 많은 곳입니다.

동양의 경우 일본이 관악 시스템 활성화가 매우 잘 돼있습니다. 밴드 단체만 해도 2만여개가 넘고, 어린 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인프라가 상당히 잘 갖춰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10분 1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그렇다면 한국의 관악발전을 위한 향후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관악계 원로로서 저에게 남은 과제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관악의 저변 확대입니다.

구체적으로 현재 지자체 대부분이 현악기를 포함한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악기로만 돼 있는 단체는 우리나라에 제주 서귀포 윈드 오케스트라가 유일합니다.

관악하는 사람들의 제일 큰 고민이고 해결해야 할 지상 과제가 바로 이것 입니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프로단체를 확대하는 것인데, 프로단체란 KBS 교향악단처럼 월급을 받는 단체를 뜻합니다.

저희 서울 윈드오케스트라 또한 연주는 프로가 하지만 시스템 자체는 프로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관악기로만 돼 있는 프로 윈드 오케스트라 단체는 서귀포 오케스트라가 유일합니다. 다시 말해 프로 단체수를 늘리는 게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다만 지자체를 찾아다니면서 프로 윈드 오케스트라 신설을 위해 프레젠테이션도 하고 최선의 노력은 다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윈드 오케스트라가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별 반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실이 아쉽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배들이나 제자들을 위한 마지막 소임으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릴 생각입니다.

◇ 김응두 서울 윈드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김응두 상임지휘자는 숭실대학교 음악원 주임교수로서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음악원에서 유학했으며, 대한민국 국제관악제 이사 및 추천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한국관악총연합회 부이사장을 거쳤으며, 현재 서울 윈드 오케스트라·솔리스트 브라스 밴드·젤로소 윈드 오케스트라에서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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