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곽민구 기자]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전국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충북 제천·단양지역 시멘트 업계의 제품 출하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화물연대 충북본부는 24일 단양군 매포읍 한일시멘트 정문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을 결의했다. 출정식에는 노조원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와 화물트럭 등 차량 90여대도 도열됐다.

노조원들은 지난 6월 총파업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안전 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등의 논의를 파기해 이번 파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멘트 업체가 있는 단양과 제천에서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은 전체의 약 30% 정도지만 이들이 집회 과정에서 공장 앞 점거나 물류 차단에 나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에서는 제품 출하를 위해 공장으로 진입하려는 BCT 차량을 노조원들이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에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제천·단양지역 시멘트 업체들은 노조원들과 충돌을 막기 위해 출하를 임시로 중단한 상태다.

업체들은 공장 앞 도로 점거에 대비해 지난주부터 출하량을 일부 늘려왔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장 내 비축할 수 있는 재고에 한계가 있고,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쌓아둘 공간이 부족할 상황이 오면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일부 철강·완성차·타이어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의 경우 약 8000톤의 철강재 출하가 중단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파업이 1주를 넘어서기 시작하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완성차 업계도 파업에 따른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공장으로의 부품 조달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만,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탁송기사 대다수가 이번 파업에 참여하며 탁송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배송센터 직원을 일부 투입해 인근 출고센터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시키는 로드탁송에 나섰다. 기아 광주공장 등은 아직까지 탁송에 문제가 없지만 향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탁송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 업계에서도 출하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파업 첫날인 이날 화물연대 노조원에 이어 비노조원들도 차량 운행을 하지 않으면서 출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화물연대 비조합원과 화물연대 조합원 중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차량 활용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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