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친윤계 의원·與 지도부와 회동…'만찬 리더십' 본격화
"대통령으로서 집권 여당에 힘 실어주는 모습 보여준 것"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등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8.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등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28. /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친윤계 의원·국민의힘 지도부와 연달아 만찬을 가졌다.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의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만찬 리더십'을 통해 국민의힘에 대야(對野) 투쟁을 위한 동력을 실어줬다는 관측이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지난 23일 윤석열 대통령·김건희 여사는 핵심 친윤계 의원인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과 부부동반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친윤계 의원들이 여전히 용산과 여의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 역시 이들을 통해 '윤심(尹心)'을 내비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5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약 3시간 2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과 관련해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만남은 지난 9월 비대위원회 지도부가 구성된 후 70여일 만에 처음 이뤄진 것으로, 국민의힘 비대위원들과의 상견례 겸 비대위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월드컵 화제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회담 등 외교 성과를 공유하며 만찬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익을 향한 국정운영 방향을 소개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대위원들의 협조 및 지원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사고 국정조사·예산안 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극심해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연달아 접촉하자 정치권 안팎으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국회는 이태원 사고 국정조사 문제, 예산안 처리 등으로 '강 대 강' 대치 중이다"며 "특히 국민의힘은 내년 초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어 긴장된 상황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주요 외교 일정을 마무리한 만큼 지금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결속을 다지기 위해 당 지도부와 만남을 추진한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취임 6개월 동안 함께 해온 고생을 격려하고 앞으로도 힘을 모으는데 뜻을 함께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회동에 대해 여러 가지 정치적 해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부 언론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하는데 윤 대통령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이번 회동에서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동에서 무슨 대화들이 오갔는지보다 회동을 했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여당 사이의 불협화음 논란을 잠재우고 대통령으로서 집권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여당 지도부와 만나기 전에 권성동, 장제원 등 친윤계 의원으로 알려진 의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이 친윤계 의원의 존재를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며 "차기 당 대표와 관련해 친윤계 의원들이 당내 여론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이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가진 것은 윤 대통령이 민주당에 대해 강단 있는 태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야당에 대한 기강잡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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