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컬리, 국내외 명품 뷰티 브랜드 대거 입점
"온라인 뷰티 강자 부재 속 충성고객 늘고 있다"

'뷰티컬리' 광고 모델로 선정된 블랙핑크 제니. 사진=컬리

[월요신문=이인영 기자]올해 상장 계획을 철회한 컬리가 '뷰티컬리'를 앞세워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 상황이 악화되며 떨어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함인데, 온라인 뷰티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이 컬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11월 뷰티컬리 오픈 이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 공식 입점과 더불어 컬리만의 큐레이션 역량,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 등이 합쳐진 결과로 뷰티컬리 론칭 이후 매달 15만원 이상 구매 고객 비중은 2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컬리는 컬리가 3개월간의 프리오픈 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공식 론칭한 뷰티 버티컬 플랫폼이다. 컬리는 지난 2015년 장보기 앱 '마켓컬리'를 론칭하며 신선식품 새벽배송(샛별배송) 시대를 열었다. 특히 샛별배송은 컬리가 국내 최초로 시작한 만큼 물류 안정성이 확보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저 뷰티컬리의 첫 번째 경쟁력은 '빠른 배송 속도'다. 컬리의 '샛별배송'은 오후 11시 이전 주문 건은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뷰티 브랜드를 한 번에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뷰티컬리가 지난 1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메이크업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구매 고객 수도 2.4배(145%) 늘었다.

컬리 관계자는 "미리 재고를 예측해 매입, 이에 따라 바로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 덕분에 소비자들은 안정적으로 주문한 물품을 받아볼 수 있다"며 "뷰티컬리에서 진행한 라이브커머스에서 방송을 보며 저녁 8시에 주문하고 바로 다음날 새벽 배송으로 받은 고객들의 폭발적인 후기가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고급스러운 별도 포장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 또 냉장 화장품처럼 신선도가 중요한 제품들도 컬리의 풀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상태로 배송된다.

차별화된 큐레이션 역량도 컬리의 강점이다. 마켓컬리의 상품위원회 절차를 뷰티컬리에 동일하게 적용, 뷰티 제품 역시 여러 차례의 검증 과정을 거쳐 입점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뷰티컬리의 최대 경쟁력은 '명품' 뷰티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뷰티컬리에는 설화수·헤라 등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명품 뷰티 브랜드(에스티로더·맥·랑콤·라 메르·비오템·케라스타즈·록시땅·러쉬·산타마리아노벨라 등)와 논픽션·탬버린즈 등 신생 럭셔리 브랜드가 정식 입점돼 있다.

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뷰티컬리의 명품 뷰티 판매량은 이전 9~10월 대비 3.2배 증가했다. 에스티로더는 9배로, 비오템과 달팡은 6배, 아베다는 5배, 록시땅과 바비 브라운 등도 4배 가까이 늘었다. 이와 더불어 뷰티컬리 오픈 시점에 맞춰 선보인 랑콤, 라 메르, 논픽션, 꼬달리 등도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컬리의 설명이다.

사진=컬리
사진=컬리

현재 국내 오프라인 뷰티 시장은 CJ올리브영이 시장 점유율 80%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절대 강자는 없는 상황으로 컬리와 올리브영 이 외에도 쿠팡, SSG닷컴 '먼데이문', 롯데온 '온앤더뷰티' 등이 온라인 뷰티 시장에 진출해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업계의 화장품(뷰티)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서비스·기타 상품군(22.7%)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온라인 뷰티 시장은 전체 온라인 매출 신장률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또 이 기간 화장품 상품군은 전체 상품군 중 유일하게 매달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컬리는 앞서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IPO를 추진했으나 냉랭한 시장 반응에 올해 1월 상장 계획을 접었다. 누적 적자와 증시 하락으로 컬리의 몸값이 2021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다. 현재 컬리 몸값은 1조원대로 추정되며 이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잡아야 한다.

컬리가 뷰티컬리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다만 이커머스 플랫폼은 충성고객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가 커지는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한번 올라간 시장점유율을 무너뜨리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무료 배송' 금액도 중요한 소구 포인트다. 현재 컬리는 4만원 이하 구매 시 배송비 3000원을 부과하고 있다. 월정액 4500원의 '컬리패스' 멤버십 가입 시에는 무료 배송 최저 금액은 1만5000원으로 책정된다.

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 오픈과 더불어 충성고객 증가가 특히 눈에 띈다"며 "지난해 한 달에 150만원 이상 구매하는 퍼플 회원의 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 들려온 실내 마스크 해제 소식과 최근 포근해진 날씨로 색조 제품군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명품 뷰티 메이크업 라인의 성장세가 매섭다"며 "올해 컬리만의 특화된 역량으로 뷰티컬리 입지를 넓히는 한편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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