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그룹 자제들 간의 결혼은 기업과 기업이 사돈을 맺는 것과도 같아 매번 세간의 높은 관심을 받고는 한다. 최근에는 LS그룹과 삼표그룹이 사돈을 맺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한 번 두 기업의 '재계 혼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자홍 LS그룹 회장 동생인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구윤희(29)씨와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남 정대현(34)씨가 4월 12일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LS와 삼표 두 그룹은 이미 대기업 가문들과의 탄탄한 혼맥으로 유명해, 또 한번의 그룹 간 사돈맺기로 재계 혼맥을 더욱 다지게 됐다.

 


 


정대현씨는 구윤희씨의 오빠인 구본현 LS 사업전략부장의 친구로,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아 온 가운데, 혼사 얘기가 오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혼으로 LS그룹은 이제 재계 혼맥 이야기에서 더욱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 됐다. 실제로 이번 삼표그룹과의 혼사 소식에 LS家의 혼맥들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딸들 중심으로 혼맥 넓혀

 

LS그룹은 그동안 가업을 잇는 아들들은 대부분 평범한 집안의 딸들과 혼사를 맺는 반면,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딸들은 대기업의 자제와 결혼시킴으로써 재계 혼맥을 확대해 왔다.

 
구자열 LS전선 회장의 장녀인 은아 씨는 2008년, '글라스락'으로 유명한 이복영 삼광유리 회장의 장남인 우성 씨를 남편으로 맞았으며, 이번에 결혼하는 윤희 씨의 사촌언니이자 구자엽 LS산전 회장의 장녀, 구은희 씨가 현대家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과 부부연을 맺었다.

 

정일선 사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로, 현대알루미늄 회장이었던 고(故) 정몽우 회장의 장남이다.

 
이번에 LS그룹이 삼표그룹과 사돈을 맺게 되면서 LS그룹은 다시 한 번 현대차그룹과 혼맥으로 얽히게 됐다. LS 구윤희 씨와 결혼하는 정대현 씨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손아래 처남이기 때문이다. 정대현 씨의 누나 지선 씨는 지난 1995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결혼했다.

 
LS그룹은 또 지난해에는 범 삼성家와 사돈을 맺기도 했다.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의 장녀 희나 씨가 홍석조 보광훼미리마트 회장의 장남 정국씨와 혼인했기 때문이다. 홍석조 회장의 누나가 바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씨다.

 
한편 LS그룹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아들들의 혼맥은 다소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주)LS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혁 부장은 연애결혼을 했으며,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 구자홍 LS그룹 회장도 미국 유학시절에 만난 지순혜 씨와 연애결혼했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3월 LG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뀐 뒤, LS전선(주)를 중심으로 분리된 그룹이다. 당시 그룹의 주축이 됐던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3형제는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들이다.

 

 

삼표그룹도 만만치 않아

 

삼표그룹의 재계 혼맥도 만만치 않다. LS그룹과 마찬가지로 삼표그룹도 현대차와 사돈을 맺고 있으며, 포스코와도 사돈지간이다.

 
정도원 회장의 차녀 지윤 씨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성빈 씨와 결혼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의 장녀 지선 씨가 남편으로 맞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포스코 박성빈 씨가 동서지간이 되기도 했다.

 
또 정도원 회장의 형인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의 장남 정대호 씨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녀 정윤씨와 혼인을 맺었다. 허남각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사촌 지간이다. 정문원 전 회장은 고(故) 박용오 두산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이기도 하다.

 
한편 정문원 회장이 운영하던 강원산업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 2000년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에 인수돼, 현대차그룹과 사업적 인연도 맺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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