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보증 수표 디즈니 굿즈, 이번엔 달라
LF, 무신사, 다이소 모두 제작 계획 없어

영화 인어공주 보도 스틸 사진.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영화 인어공주 보도 스틸 사진.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월요신문=이종주 기자] 월트 디즈니 컴퍼니(이하 디즈니)에서 제작한 '인어공주' 실사판이 개봉했으나, 관련 굿즈 제작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개봉 전부터 '블랙 워싱'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진 영화다 보니, '흥행은 보증됐다' 평가 받는 디즈니 굿즈임에도 영화 자체에 대한 비호감 우려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24일 디즈니 실사 뮤지컬 영화 인어공주 개봉했다. 인어공주는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금지된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 영화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원작의 유명세에 더해 디즈니가 제작한 실사판 인어공주란 기대감 등이 더해지며 국내 개봉 초반 흥행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인어공주 실시간 예매율 19.4%를 기록 중이다. 금주 개봉작과 외화 예매율 1위에 해당한다. 인기 외화 시리즈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도 꺾은 성적으로 박스오피스 상위권 장기 집권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흥행몰이에도 불구하고 영화 관련 굿즈는 현재까지 전무하다. 통상 디즈니 제작 영화는 높은 IP(지적 재산권) 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제작만 하면 흥행이란 공식이 적용돼 왔다. 

그럼에도 개봉 당일인 이날까지도 국내 주요 유통업체 중 누구 하나 인어공주 굿즈를 출시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인어공주 굿즈에 대해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이라는 평가가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영화 흥행 여부와 별개로 인어공주 실사판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높은 리스크를 안고 굿즈 제작에 나서는 것에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영화의 장기 흥행 가능성 또한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근 자사 브랜드를 통해 디즈니 협업 상품을 여러번 출시했던 LF 측 관계자는 "현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14개 브랜드를 통해 미키마우스, 밤비 등의 디즈니 캐릭터 의류를 출시한 무신사도 별다른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기존에 디즈니 캐릭터와의 협업이 많았던 다이소도 현재 인어공주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인어공주 실사판은 개봉하기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원작에서 표현된 백인 인어공주가 아닌, 흑인 배우가 등장한다는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30년 넘게 사랑받았던 에리얼의 이미지가 있는데 디즈니가 무리한 캐스팅으로 원작을 망쳤다는 불만과, '블랙워싱(blackwashing)' 및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추구 때문에 원작을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블랙워싱이란 최근 할리우드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작품 배경과 무관하게 흑인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온라인 상에는 #Not My Ariel(내 에리얼이 아니야)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다이소는 다수의 디즈니 협업 상품을 판매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 구매 품목으로 디즈니 상품이 꼽히기도 한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디즈니 굿즈는 제작만 하면 남는 장사라 여겨졌는데 최근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다"며 "인어공주 실사판을 시작으로 추후 나올 디즈니 작품들 또한 개봉 전부터 잡음이 많이 나오고 있어 향후로도 이 같은 굿즈 실종 사태는 계속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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