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진단을 받은 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충동성을 보이거나 주의력 결핍 등의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아동기 내내 다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게 된다. 아이가 의심증상을 보인다면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통한 관찰과 각종 설문지 검사, 인지 기능 평가 등을 시행해 보는 것이 좋다. ADHD로 확진되더라도 약물 치료로 아동의 행동 개선과 학습 태도가 70~80%이상의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진료 환자수가 6년 만에 2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7년 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ADHD로 진료 받은 환자가, 2003년 1만8천9백67명에서 2009년 6만4천6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힌 것이다.


2003년 전체 환자 중 5~9세가 55%(1만3백68명)를 점유해 가장 많았으며, 2009년에는 전체 환자 중 10~14세가 46%(2만2천68명)를 차지해 빈발하는 환자 연령층이 높아지는 추세다.


주의력결핍에 의한 과잉행동장애의 한 사례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 아이를 들 수 있다. 초등학교 1학년 규석(가명)이는 알림장을 거의 써오지 못하거나 글씨를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게 해 엄마가 같은 반 아이 집에 전화를 걸어 숙제와 준비물을 확인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했다.


또 담임선생님은 규석이에 대해 “말이 좀 많고 수업 시간에 짝꿍을 자꾸 건드려 제가 가끔 야단을 친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학급의 공개수업에 참가해 아이를 지켜보니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계속 꼼지락대거나, 그룹별 모둠 활동을 할 때도 딴청을 피우느라 선생님 지시에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가 보이고 있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으로 대표되는 3대 핵심 증상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소아 정신질환의 하나다.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잉 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증상들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아동기 내내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이 지속되고, 일부의 경우 청소년기와 성인기가 되어서도 증상이 남는다.


1백 명 당 5~8명이 발견될 정도로 흔한 소아 정신장애인 ADHD는 3대 핵심증상 이외에도 감정 조절을 잘 못하고, 체계적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 저하돼 있으며, 또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개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수업 시간 같은 구조적인 환경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드러나 소아정신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ADHD는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세심한 문진 및 관찰, 각종 설문지 검사, 전산화된 주의력 검사, 인지 기능 평가 등을 시행해 진단한다. 그러나 단순히 산만한 증상을 보이는 모든 아이가 ADHD는 아니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는 정상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산만한 모습을 고려하고 판단해야 하며 정서 불안이나 사회성 결핍으로 인한 문제 행동, 반항적 도전장애, 아동기 조증, 기타 기질적인 문제 등은 ADHD와 구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ADHD는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증상으로 표현되는데 현재까지 뇌 기능 저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도가 매우 높은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부모가 과거에 ADHD 증상을 보였다면 자녀에게 유전됐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ADHD로 진단된 아동의 부모나 형제 중 약 30%가 주의력 결핍 문제를 보인다는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ADHD의 40~80% 정도 아동이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청소년기 ADHD의 약 50%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ADHD로 확진된 경우에도 약물 치료로 아동의 행동 개선과 학습 태도 등에서 70~80%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약물 치료 외에 비약물적 요법으로 개인 행동 치료, 학습 치료, 사회성 기술 훈련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중 사회성 기술훈련은 평소에 눈치가 없거나 충동적이어서 또래 관계에 문제가 있으며 인기를 얻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의기소침해 있는 아동에게 효과가 있다.


약물 치료로 학습 능력이 상당 부분 좋아지지만 특정한 과목에 문제가 심각하다면 개별 학습 치료를 통해 아동의 학습 능력과 방법을 개선할 수도 있다. 부모도 함께 ADHD 교육을 받고, 자녀를 훈육하는 요령과 부모의 분노 감정 조절 훈련을 받으면 효과는 극대화된다.


특히 청소년기나 성인기의 경우 반사회적 행동이나 인터넷 중독, 약물 남용,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 다양한 정신과 질환이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어릴 때부터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했던 사람, 성인이 된 뒤에도 대인 관계에서 화를 잘 참지 못하는 사람, 일은 잘 벌이는 반면 마무리를 잘 못하는 사람, 매사 귀찮아하고 참을성이 부족한 사람은 한번쯤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자녀의 ADHD가 의심되면 무엇보다도 부모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아직 어린데 뭘? 크면 나아지겠지’하면서 자녀의 증상을 부인하고 막연하게 낙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일찍 전문가를 찾아가 정확하게 평가를 받고 필요시에는 치료를 받는 것이 자녀의 미래는 물론 가족의 정신건강과 행복을 위하는 최선의 길이다.


한편 올해부터 경기도에서 ADHD와 소아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게 1인당 30만원씩의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경기도 내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초등학생 30만 명에 대한 ADHD와 소아우울증 전수조사가 올해 이뤄질 예정이며, 예산 40억 원을 투입해 치료가 필요한 아동에게는 30만원의 진료비 지원을 하는 것이다.


경기도 어린이 정신건강증진사업은 학교에서 증상이 의심되는 어린이를 선별해 지역 정신보건센터에 정밀검사를 의뢰하면 이곳에서 다시 치료대상 어린이를 선별한다. 이후 정신과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또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이 아니라도 ADHD가 의심되는 12세 이하 어린이는 모두 치료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질환이 의심되면 가까운 지역정신보건센터를 방문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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