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폭포수가 이뤄내는 멋진 풍경

[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정리]담양은 대나무와 가사문학의 고장이다.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소쇄원, 식영정 그리고 이맘때 배롱나무 진분홍 꽃이 아름다운 명옥헌 원림 등 많은 명소가 있다. 담양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가마골생태공원은 영산강의 발원지인 용소와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처절한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길게 이어진 계곡은 시원한 여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영산강의 발원지인 용소와 출렁다리, 그리고 이야기가 가득한 가마골생태공원에서 시원한 여름을 즐겨보자.

▲ 용소의 폭포


황룡이 승천한 흔적인 듯 물이 흐르는 암반이 구불구불
추월산 터널 ‘전망 좋은 곳’ 너머로 펼쳐지는 환상의 풍경

가마골생태공원은 담양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담양읍내에서 20km 거리다. 하지만 찾아가기는 쉬운 편이다. 담양읍내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추월산과 담양호를 끼고 달리다 용치삼거리에서 우회전해 3km만 가면 가마골생태공원 입구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가마골생태공원

가마골은 예부터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가마곡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가마골로 굳어졌다. 1998년 용추사로 가는 임도 공사를 하던 중 가마터가 발견되어 지명의 유래가 더욱 확실해졌다. 가마골에서 왼편으로 난 용추사 방면 임도를 따라 용추사에 거의 다다를 즈음 가마터가 하나 남아 있다. 이 가마터는 조선시대 기와가마로 용추사 전용 가마로 추정된다.

가마골생태공원을 대표하는 명소는 영산강의 시원지인 용소와 산 사이에 걸쳐 있는 출렁다리다. 가마골생태공원은 계곡을 따라 길이 5~6km 정도 이어지며, 3개의 등산로가 있다. 1코스는 용소에서 시원정~신선봉~용추사~용연1, 2폭포~주차장으로 내려오는 2.5km의 2시간 코스, 2코스는 용소에서 시원정~출렁다리~사령관계곡~용소로 다시 돌아오는 2.5km의 2시간 코스, 3코스는 계곡 안쪽 물놀이장에서 신선대~치재산~정광사~임도~신선봉에 이르는 3km의 2시간 코스다. 3코스에 더해 신선봉에서 용연1, 2폭포를 거쳐 주차장으로 내려오기도 한다.

▲ 가마골생태공원의 계곡과 길

영산강 발원지 용소와 비경을 간직한 출렁다리

모든 강의 시원은 작은 물방울이다. 그 물방울들이 모여 샘을 이루고, 소나 연못을 이루면 그제야 그 물줄기를 발원지라 부른다.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와 황지연못이고, 금강의 발원지는 전북 장수의 뜬봉샘, 섬진강의 발원지는 전북 진안의 데미샘이다. 담양의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가마골생태공원 내 용소는 영산강의 발원지이다. 영산강은 전남 지방의 젖줄로 너른 호남의 평야를 적시며 장장 115km를 흘러간다. 광주와 나주, 영암, 무안을 거쳐 목포 바다와 만난다.

가마골생태공원 관리사무소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용연교와 함께 산자락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펼쳐진다. 용연교를 건너자마자 좌측으로 넓은 소와 함께 커다란 폭포가 물줄기를 뿜어낸다. 밤새 비가 내리고 난 뒤라 거대한 폭포수가 장관을 이룬다.

용소 위로는 황룡이 승천한 흔적인 듯 물이 흐르는 암반이 구불구불 펼쳐진다. 우렁찬 폭포 소리와 함께 시원한 물줄기가 계곡을 타고 흐른다. 계곡 곳곳에 발을 담그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여행객들이 제법 많다. 가마골은 떠들썩하게 물놀이를 하기보다는 탁족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독서를 하는 등 풍류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용소 오른편으로 시원정 오르는 길이 있다. 가파른 길이지만 시원정까지는 금방이다. 시원정은 가마골생태공원에서 최고의 비경을 선사하는 전망 포인트다. 건너편 산자락으로 이어진 갈색 출렁다리가 울창한 숲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시원정에 서면 가마골로 이어지는 길이 숲 사이로 펼쳐지고, 용소의 시원한 풍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가마골생태공원의 명물 출렁다리는 높이 30m, 길이 70m에 이른다.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사령관이 머물렀다고 전해지는 사령관동굴과 사령관계곡으로 이어지는 2코스이기도 하다. 용추사로 가는 1코스에서는 용연1, 2폭포를 차례로 만난다. 크지는 않지만 떨어지는 물줄기와 시원한 폭포 소리가 일품이다. 산을 오르지 않을 거라면 등산로 입구에서 5분도 채 안 걸리는 용연1폭포까지만 다녀와도 좋다.

▲ ‘전망 좋은 곳’에서 본 담양호와 주변 산세

가마골생태공원 가는 길에 만나는 명소들

가마골생태공원 가는 길에는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차에서 내리게 만드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담양에서 순창과 정읍으로 이어지는 29번 국도에는 기세등등한 산세를 자랑하는 추월산이 있고, 담양호와 함께 주변 산자락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전망 좋은 곳’, 추월산 주차장 건너편 담양호를 따라 조성된 용마루길 등이 있어 가마골생태공원과 함께 하루 코스로 돌아보기에 제격이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추월산터널 들어가기 직전에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터널 직전에 있어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벤치만 몇 개 놓여 있는 작은 쉼터지만, 그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왼편으로 큰적골산의 울창한 산자락과 담양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큰적골산 뒤편으로는 전북 순창군과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이 이어진다. 금성산의 능선 주변을 자세히 보면 산성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장성의 입암산성, 무주의 적상산성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성으로 손꼽히는 금성산성이다. 금성산의 연대봉, 시루봉, 노적봉, 철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외성만 6km가 넘는다.

추월산터널을 지나면 추월산으로 오르는 담양호 국민관광단지다. 추월산 산행도 좋지만, 목교를 건너 이어지는 용마루길을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용마루길은 담양호 국민관광단지에서 시작해 금성산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하지만 담양호를 따라 일부 구간만 개방되어 있고, 나머지 구간은 길을 내는 공사가 한창이다.

담양호를 가로지르는 목교는 호수 바닥으로부터 제법 높아 아찔하다. 목교는 오르내리며 부드럽게 이어지다 담양호를 끼고 나무데크로 이어진다. 담양호를 따라 건너편 추월산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빛을 띠는 추월산의 암벽이 장엄하게 느껴진다. 고려시대 보조국사가 나무로 매를 만들어 날려 보냈는데 순천의 조계산, 장성의 내장산, 그리고 추월산에 날아와 앉았다. 그곳에 절집을 지으니 송광사와 백양사, 그리고 추월산 보리암이다. 그러고 보니 추월산도 조계산이나 내장산의 풍광에 절대 뒤지지 않는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경쟁하듯이 울울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를 베어내기보다 데크에 구멍을 뚫어 보존했고, 마치 격렬한 입맞춤을 하는 듯한 연리지도 볼거리다. 나무데크 곳곳에 벤치와 쉼터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현재까지 조성된 길을 돌아보는 데 왕복 30~40분 정도 소요된다.

글·사진=한국관광공사 문일식(여행작가)

여행정보

가마골생태공원
주소 : 전남 담양군 용면 용소길 261
문의 : 061-380-2794

1.주변 음식점
진우네집국수 : 비빔국수 / 담양군 담양읍 객사3길 32 / 061-381-5344
승일식당 : 돼지갈비 / 담양군 담양읍 중앙로 98-1 / 061-382-9011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죽향문화체험마을 : 담양군 담양읍 운교길 83 / 061-380-2786 / korean.visitkorea.or.kr
담양리조트 : 담양군 금성면 금성산성길 202 / 061-380-5000 / korean.visitkorea.or.kr
그린파크텔 : 담양군 담양읍 미리산길 3 / 061-383-5858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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