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있는걸 알지만 업그레이드 못한다”

[월요신문 김다린 기자] LG전자가 자사 일부 스마트폰 제품에서 계속해서 오류가 발생하는데도 불구하고 불구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옵티머스LTE2 이용자들은 최근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및 버그 수정 요청을 지속적으로 했지만, LG전자는 번번이 이를 묵살했다. 이후 LG전자가 해당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법정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스로 오류를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시정을 하지 않는 이유가 근본적인 기체결함이을 감추기 위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타사 제품은 OS 업그레이드 완료
발열·저장소 암호 오류 등 소프트웨어 문제 방치 중

LG전자가 지난 2012년 출시한 옵티머스LTE2(모델번호 LG-F160LV)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포기했다. LG전자는 지난 19일 OS업그레이드를 요구한 한 고객에게 문자를 통해 “해당 제품의 업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알렸다. LG전자는 업그레이드 불가 이유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인 성능 안정화로 인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같은 해 9월 출시된 옵티머스G는 거의 동일한 스냅드래곤S4프로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에 같은 용량의 2GB램(RAM)을 장착했지만 OS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며 옵티머스LTE2만 제외된 것에 대해 이용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 LG전자가 자사의 스마트폰의 계속되는 오류에도 업그레이드 및 오류 수정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세계 최초 2GB램 장착 스마트폰

LG전자는 전략 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2를 통신 3사를 통해 지난 2012년 5월 출시했다. 당시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2GB 램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제품은 HD화질과 개선된 사용자환경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출시 70일 만에 50만대가 팔려나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 기록을 경신한 인기 제품이었다.

하지만 오류가 발목을 잡았다. 제품 출시 1년 정도 지난해 말, 안드로이드4.0(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안드로이드4.1(젤리빈)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후 ‘저장소 암호’와 관련된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오류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기계가 멈춘 다음 ‘저장소 암호를 해독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뜬금없는 메시지가 뜨는 것으로 이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옵티머스LTE2를 이용하는 이 모씨는 이러한 문제가 기체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LG전자 측에 지속적으로 오류 수정을 요청했던 이용자였다.

이 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하며 문제가 된 부품은 옵티머스 LTE2에 장착된 eMMC 메모리가 말썽을 부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메인보드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LG전자는 이 문제로 서비스센터를 찾아가면 고객 과실이라고 우기며 25만원을 받고 메인보드를 교체해줬다”고 주장했다.

현재 옵티머스 LTEII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오류는 저장소 암호 문제, 동영상 프레임 드롭(drop) 현상, 터치 오동작 등 이다.

점점 커지는 불만

 

그러다 LG전자가 자사 제품 9종에 대한 킷캣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는 가운데 옵티머스LTE2만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터졌다. LG전자는 지난 7월 국내 제조사 중 가장 많은 9개 스마트폰에 대해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인 4.4 킷캣 업그레이드를 마쳤다고 밝혔다.

현재 안드로이드 킷캣 업그레이드를 마친 LG전자 스마트폰은 G플렉스, Gx, 뷰2, G패드, 옵티머스G, 옵티머스G프로, 옵티머스LTE3, GK 등 이다.

특히 옵티머스LTE2와 같은 해 출시된 옵티머스뷰2, 지난해 3월 출시된 옵티머스LTE3는 퀄컴의 스냅드래곤S4프로세서에 2GB LPDDR2 메모리를 장착, 동일한 사양으로 안드로이드 4.4.2 킷캣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또한 옵티머스LTE2와 같은 해 9월 출시된 옵티머스G의 경우 거의 동일한 스냅드래곤S4프로 AP에 역시 같은 용량의 2GB램을 장착했지만 OS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상태다.

옵티머스LTE2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타사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S3 LTE는 지난달부터 킷캣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

반면 LG전자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이해하고 있지만 업그레이드 불가는 기체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부분이라고 항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으로 업그레이드 여부를 회사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했다”며 “그 결과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메모리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OS 업그레이드를 하기에는 시스템 할당 용량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 씨는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메모리를 재설정하는 리파티션 작업을 통해 메모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결국 업그레이드에 따른 비용을 더 들이고 싶지 않아서 하는 변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이어 “2012년 중순에 출시된 기기임에도 중요 OS업그레이드는 2012년 11월의 젤리빈 업데이트가 마지막이었다”며 “안드로이드 체제를 운영하는 구글이 권장 OS 업그레이드 횟수를 2회로 정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업그레이드를 포기한다는 것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2위에 해당하는 LG전자의 위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인 공 모씨는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옵티머스LTE2에 대한 불만이 점차 커지다가 이번 업그레이드 포기 선언으로 불이 붙었다”며 “OS업그레이드는 차치하고서라도 사후지원을 약속하겠다더니 1년 4개월동안 펌웨어 업그레이드조차 없었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 씨는 이어 “AS센터를 가도 연구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오류를 파악하지 못했다며 특별한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며 “최적화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전화로 문의하고 직접 방문을 해도 LG전자는 묵묵부답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몇몇 이용자분들이 주장하는 소프트웨어 오류 역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사안이 아니고 관련 문의에 대해서는 AS센터로 안내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012년 LG전자가 출시한 옵티머스LTE2.<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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