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바다 위에 노을빛 하늘과 붉은 구름이 비치는 곳

[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정리]오후 한때 비가 내리고 해질 무렵 비가 그쳐야 제대로 된 북성포구의 노을을 볼 수 있다. 비가 그친 뒤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구름 사이로 울긋불긋 노을빛이 포구로 쏟아진다. 그럴 때면 노을이 피어나는 반대쪽 하늘에 간혹 무지개도 떠오른다.

▲ 북성포구 전경

어망과 바다와 공장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
비 갠 뒤 구름이 피어나는 먼 하늘 무지개

북성포구는 인천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다. 북성포구로 가는 길은 옛 정취가 있으니 인천역에 도착하면 카메라부터 꺼내자.

인천역에 내려 역 광장 오른쪽으로 가면 인천역 화장실이 있다. 그 앞을 지나 바로 우회전해서 걷다 보면 고가도로 아래 철로가 보인다. 철로를 건너 조금 더 가면 대한제분 인천공장 입구가 나온다. 그곳에 북성포구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이색적인 바닷가 풍경

대한제분 인천공장 입구에서 북성포구까지는 약 400m. 그 주변 풍경이 볼 만하다. 길가에 어망이 길게 놓여 있고, 갯골에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닷물이 차고 빠진다. 갯골 건너에는 원목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멀리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풍경 이곳저곳에 카메라를 겨냥하고 셔터를 누르게 된다.

검고 습한 갯벌과 흙빛 바다에서 피어나는 습한 기운이 공기마저 음습하게 만드는 것 같다. 오래되어 빛바랜 포구와 검은 갯벌, 주변을 둘러싼 삭막한 공장. 낱낱이 떼어놓고 보면 마음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데,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어우러져 아무데서나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어느 바다가 이런 풍경을 연출할 수 있단 말인가.

▲ 북성포구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람

비 갠 하늘에 피어나는 노을

북성포구는 노을이 피어날 때가 가장 아름답다. 그중에서도 가장 황홀한 풍경은 비 갠 뒤에 피어나는 노을이다. 그래서 인천에 비가 내리면 북성포구의 아름다운 노을을 기대해본다.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린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겠지만, 비가 그치면 역동적인 구름과 노을빛이 만들어내는 포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비 그친 하늘에 간혹 무지개도 피어난다. 생각지도 않는 곳에서 만난 무지개로 인해 마음까지 환해진다.

비 그친 뒤 북성포구의 노을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 사진작가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촬영 포인트에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장착한 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기 위해 집중한다.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사람마저 풍경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포구 중간에서 촬영을 하는데, 포구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른 각도에서 북성포구를 바라볼 수 있다. 고깃배가 들어와서 배를 대는 포구 선착장으로 향한다.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곳은 또 다른 촬영 포인트다.

고깃배가 선착장에 배를 드러내고 기우뚱하게 서 있다. 그 앞에는 고기를 잡던 그물이 쌓여 있다. 흙빛 뻘이 진득한 질감으로 다가오고 갯골에는 물길이 굽이굽이 돈다. 저공비행하는 갈매기들이 정지된 화면 같은 선착장 풍경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검은 고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것까지 북성포구에 깃든 삶의 모습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는다. 아름다운 일상이다.

해는 졌어도 여운이 남아 바다와 하늘이 아직도 붉다. 붉은 노을이 하늘을 뒤덮은 구름에 닿았다. 잔잔한 바다 위에 노을빛 하늘과 붉은 구름이 비친다. 하늘도 바다도 온통 붉다. 이때가 노을의 절정이다.

포구로 가는 길, 북성포구·만석포구·화수포구

▲ 북성포구 선착장의 고깃배

북성포구 안쪽에 식당 골목이 있다. 갈매기 날아다니고 공장 굴뚝에 연기가 솟아오르고 뻘에는 고깃배가 정박해 있는 포구의 풍경을 앞에 두고 밥 한끼, 술 한잔 할 수 있다. 북성포구 식당 골목에 자리를 잡고 노을이 피어날 때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북성포구는 1970년대 후반 연안부두에 어시장이 생기기 전까지 수산물공판장 등이 자리했던 대규모 어업단지였다. 지금도 북성포구 옆에 만석포구, 화수포구가 남아 있다.

북성포구 식당 골목으로 들어가서 골목길을 따라가면 만석동 제3경로당이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고가도로 아래 마을이 나타난다. 그곳에는 닭들이 모이를 쪼고 투실투실한 개가 하품을 하며 지나가는 사람을 멀뚱멀뚱 바라보는 풍경이 남아 있다.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만석포구다. 만석포구로 가는 길에 정감 있는 옛 골목을 만난다. 골목 풍경에 이끌려 한 바퀴 돌아보고 나와 만석포구로 향한다.

만석포구 앞 바다는 북성포구의 바다보다 훨씬 넓다. 아기자기한 풍경 없이 배만 몇 척 떠 있는 바다가 덤덤하다.

만석포구 옆에는 화수포구가 있다. 만석포구에서 화수포구까지는 약 800m. 화수포구 입구에서 수산물직판장까지는 400m 정도 된다. 화수포구는 갯골이 좁고 길다. 갯골 건너에는 공장이 있다. 고깃배가 다닥다닥 정박해 있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곳에 자리한 수산물직판장에서 해산물을 구입해 포구 옆에 앉아 먹을 수 있다.

북성포구, 만석포구, 화수포구는 다 한 바다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자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글·사진 = 한국관광공사 장태동(여행작가)

여행정보

북성포구
주소 : 인천 중구 월미로 50 대한제분 인천공장 입구로 들어가면 된다. 인천역에서 약 1km
문의 : 인천역 관광안내소 032-777-1330


1.주변 음식점
대창반점 : 삼선짬뽕 / 중구 차이나타운로 55-1 / 032-772-0937 / korean.visitkorea.or.kr
카페팟알 : 카스테라 / 중구 신포로27번길 96-2 / 032-777-8686 / korean.visitkorea.or.kr
명월집 : 백반 / 중구 신포로23번길 43 / 032-773-7890 / korean.visitkorea.or.kr

2.숙소
베니키아호텔 바다의별 : 중구 월미로242번길 7-2 / 032-765-7000 / korean.visitkorea.or.kr
호텔아띠 : 중구 신포로35번길 88 / 032-772-5233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로마모텔 : 중구 신포로31번길 16 / 032-772-3377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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